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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봇/셈한공] 권세모와 차하나, 그리고 독고오공의 xxx 시리즈 2 본문

레트로봇

[또봇/셈한공] 권세모와 차하나, 그리고 독고오공의 xxx 시리즈 2

승 :-) 2015. 3. 15. 23:54


[또봇/셈한공] 권세모와 차하나, 그리고 독고오공의 xxx 시리즈 2

 

 

 어제 전국 각지에서 도착한 초콜릿과 사탕 등 단 것들이 아직 다 풀어헤쳐지지도 않았을 일요일 아침이었다. 화이트데이랍시고 팬들이 온갖 단 것들을 보내준 탓에 두리와 하나는 행복한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쌍둥이라 그런지 단 것을 좋아하는 것도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사탕을 하나 까먹는 하나를 보고 오공이 한 소리 했다.

 

너 그러다 충치 생긴다.”

 

 우물거리며 사탕을 입에서 굴리던 하나가 재빨리 사탕을 입에서 뱉어냈다. 가뜩이나 어제 잠도 못자서 당 충전이 필요하단 말이야. 라는 말이 입으로 빠져나갈 뻔 했지만 간신히 붙잡아 다시 삼켰다. 분명히 못 잤다고 투덜거리면 어제의 일을 다시금 놀려댈 것이 뻔하고, 어제 일에 가담하지 않았던 두리까지 그 일을 알게 만들 수는 없었다. 하나는 그저 입을 꾹 다물었다.

 

밥 먹어.”

 

 아주머니가 만들어주신 반찬들을 척척 꺼낸 세모가 말했다. 세모, 하나, 두리, 오공은 식탁에 둘러 앉아 아무 말 없이 밥을 먹었다. 간간히 내일의 스케줄이나 모니터 등에 대해 말했지만 대개 이 넷은 식사를 할 때 말이 없는 편이었다. 하나는 그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 이미 4년 이상 함께한 이들인데 어떻게 모를 수 있겠는가. 그러나, 오늘은 유독 그 침묵이 어색하다고 생각한 하나가 안절부절 못하며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그 모습을 본 오공이 미소를 지으며 하나에게 조용히 말했다.

 

어제 일은 없었던 일로 할 테니까 밥 편하게 먹어.”

 

 아니 누가 그렇게 해달랬냔 말이지. 하나는 어쩐지 더 불편해진 마음에 밥알을 세고 있었다. 신경 쓰여 죽겠네. 댓발 튀어나온 입을 집어넣을 생각도 안하던 하나를 보고 세모와 오공은 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고 있었고, 두리 혼자 어딘가 이질적인 공기에 양 옆을 살펴보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뭐야, 뭔데. 왜 나만 모르는 이 분위기 뭔데. 두리가 차마 말도 하지 못하고 멤버들의 눈치만 보고 있던 와중에 그 식탁의 적막을 깬 것은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누르는 매니저의 방문이었다.

 

선물 왔다~”

 

 오셨어요. 하고 부엌에서 하나둘씩 나오는 멤버들에게 매니저가 양손 가득 들고 있던 상자들과 쇼핑백들을 내려놓았다. 우와! 저마다 감탄사를 내뱉은 아이들이 선물들과 매니저를 번갈아 바라보자 매니저가 말했다. ‘오늘이 무슨 셈한공 데이라나? 그래서 팬들이 보낸 것 같던데. 열어 봐.’ 그러자 하나가 크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오공과 세모는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왜 그래?”

뭔데?”

 

 매니저와 두리가 동시에 물었고 셋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나 혼자 얼굴이 새빨개진 채 앉아있었고 매니저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 맞다, 두리야. 이번에 찍은 프로필 사진 다시 찍어야 할 것 같아서 지금 같이 가야 할 것 같은데.”

. 귀찮다.”

 

 매니저가 웃으며 주먹을 들어 올리자 두리가 생글생글 웃으며 재빠르게 윗옷을 꺼내 입었다. 하나는 하마터면 자기도 따라가겠다고 말할 뻔 했다. 셈한공 데이니 어쩌니 하는 것도 싫었고 어제의 어색한 분위기 그대로 함께 있는 것도 어색해 죽을 것 같았다. 그 와중에 잘 다녀오라고 웃으며 손을 흔드는 세모와 오공을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하나는 고개를 숙인 채 꾹 참았다. 참아야 하느니라.

 두리와 매니저가 집을 나섰고 집안에는 단 세 명이 남았다. 세모, 하나, 오공. 하나는 그대로 일어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어디 가? 이거 안 열어봐?”

 

 천연덕스럽게 하나의 어깨를 붙잡는 세모의 팔을 뿌리친 하나가 방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세모가 물었다. XXX 보게? 하나는 세모를 있는 힘껏 째려보았다. 세모가 두 손을 들며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하나는 여전히 입이 댓발 나온 채였다. 이대로 방안으로 들어갔다간 분명 그 책을 볼 거라 생각하겠지.(물론 볼 거였지만.) 그런 오해를 피하기 위해 하나는 다시 거실에 철퍼덕 앉았다. 선물이나 풀어볼까 하던 하나가 그들의 앞에 놓여진 수많은 상자 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예쁘게 포장된 선물상자를 풀자 안에 상자가 하나 더 있었다. 진짜 꼼꼼하게도 포장해놨네. 하고 칼까지 가져와 본격적으로 포장을 해체하자 어떤 화장품 같이 생긴 통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게 뭐야? 영어로 잔뜩 무언가 써 있는 화장품 용기를 보고 하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시 한 번 상자를 보자 상자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하나를 위해 사용해 주세요.’

 뭔지 모르겠지만 엄청 기분이 이상해지는 문구다. 하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게 뭐야?”

 

 세모가 고개를 하나에게 쑥 들이밀며 물었고 그 모습에 하나가 괜스레 놀라 큰 소리를 냈다. 그러게! 이게 뭐지? 하고 튜브형 용기에 담긴 그것을 세모에게 건넸고 덩달아 세모도 그 통을 자세히 보게 되었다.

 

러브.”

 

 세모가 어쩐지 입을 다물었고 오공이 뭔데? 하고 끼어들었다. 하나는 세모를 빤히 쳐다보았다. 세모와 오공의 시선이 허공을 향해 흩어졌고 하나는 그 둘을 보고 어깨를 으쓱했다.

 

뭔데?”

 

 세모와 오공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모습에 오기가 생긴 하나가 세모에게 다시 한 번 물어보았다. , 권셈. 그거 뭔데? 그러자 세모가 한참 뒤에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이거. 러브젤이야.”

러브젤이 뭔데. 머리할 때 쓰는 거야?”

 

 하나의 말에 세모가 일순 경악스러운 표정을 했다가 실수했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오공이 옆에서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고 하나는 영문도 모른 채 얼굴에 물음표들을 잔뜩 띄웠다. , 이거 뭔데! 궁금하게 왜 그래. 하나가 재촉하자 세모가 근엄한 얼굴을 하고 입을 열었다.

 

이거, 남자랑 여자가 섹

, !”

 

 오공이 세모의 입을 틀어막았고 순식간에 거실이 버둥거리는 세모 탓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야 그게 뭔데!!!! 하나까지 거들어 더욱 난장판이 된 광경 속에서 오공은 이마를 짚었다. 이 새끼들 뭐지. 겨우 오공의 손에서 벗어난 하나가 자세를 고쳐 잡고 하나의 앞으로 다가갔다.

 

너 이게 진짜 궁금하냐.”

 

 세모가 진지한 얼굴로 물었고 하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게 뭐길래 쟤네는 저렇게 희한한 반응들을 보이는 걸까. 그러자 세모는 뜸들이듯 입을 다물었고 오공은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하나는 언제라도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듯 눈을 반짝 반짝 빛내고 있었고 세모가 입을 열었다.

 

궁금하면 한번 직접 써볼까 우리

이 미친놈이!”

 

 다시 한 번 오공이 세모의 입을 틀어막았고 거실을 다시 한 번 난장판이 되었다. 이젠 진짜 나도 모르겠다 싶었던 하나가 한숨을 푹 쉬고 다른 상자로 손을 뻗었다. 조그만 상자였다. 하나가 이번에는 상자부터 살폈다. ‘하나의 뭉친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이번 상자는 뭔가 유용한 물건이 들어 있을 것 같아 하나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상자를 풀자 더 조그만 상자 하나가 나왔다. 과대포장의 실체를 직면한 하나가 짜증스러운 얼굴로 상자를 다시 한 번 열어 제꼈고 그 안에는 손가락만한 길쭉한 고체가 담겨있었다. 총알 같이 생긴 게 뭐지 이리저리 돌려보고 있는데 같이 달려온 건전지가 있길래 그것을 넣고 버튼을 누르자 위잉 하며 진동하는 모양새에 하나의 뭉친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라는 문구가 번뜩 스쳐지나갔다. 하나는 이 조그만 걸로 어떻게 근육을 풀어주란 거야? 하고 어깨에 그 조그만 기구를 대고 버튼을 눌렀고 지잉 하는 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졌다.


지잉- 지잉-

 

 뜬금없이 들리는 강한 진동 소리에 세모와 오공이 투닥거림을 멈추고 하나를 쳐다보았고 그 순간 그 둘의 얼굴이 급격하게 새빨개졌다가 다시 차갑게 식어갔다. 첫 번째, 그것이 바이브레이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9세가 넘은 세모와 오공은 고등학교 때 혈기가 왕성한 젊은이들이었고 따라서 현재 나오고 있는 물건들이 죄다 어떤 목적이 있음을 알아챘다. 따라서 차하나가 지금 저렇게 어깨에 대고 삽질하고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었다. 소싯적 FBI Warning과 같은 문구와 함께 자주 보았던 물건이었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차하나는 그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 채 어깨에나 대고 있는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것이 소름이 돋았기 때문이었다. 저 새끼 뭐지? 야동 한 번도 안 봤나? 고자 아냐? 싶을 정도로 성적 지식이 전무한 하나를 둘은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러다 너무나 순수한 눈빛으로 바이브레이터를 자신의 어깨에 대고 누르고 작동시키고 있는 하나를 보고 동시에, 둘은 자세를 묘하게 바꿨다.


. 이거 효과 하나도 없어.”

 

 그렇겠지.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오공이 하나에게 그거 안마기 아닌 것 같아 하나야. 하고 그 물건을 뺏어왔다. 순식간에 후끈해지며 어색해진 분위기에 하나는 여전히 영문을 모르고 있었다. 앞으로 열어볼 물건들이 과연 어떤 의도를 담고 있을지 대충 짐작한 세모와 오공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봤다간 아주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힐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여간 차하나, 공부만 했다더니 진짜 공부했을 줄이야. 오공과 세모는 혀를 끌끌 찼다.

 

저 박스에 콘돔 한 통 있다에 내 헤드폰 건다.”

 

 세모가 오공에게 소근거렸다. 자신의 호크룩스를 걸다니, 어지간히 확신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던 오공 역시 자신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자신의 모자를 걸었다. 그리고 둘은 생각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차하나를 방으로 들여보내고 이 모든 흉한 물건들을 챙길 것은 챙기고 처분하기로.

 

, 이거그거 아니냐.”

 

 그러나 이미 늦었다. 한 통이 아니었는지 차하나가 이미 한 통을 뜯어 친절하게 빳빳한 비닐 포장지를 들고 있었다. 성교육 시간에 봤다며 어버대는 하나를 두고 세모와 오공은 동시에 이마를 짚었다. 아이고, 두야. 얼굴이 새빨개진 하나가 아무 일도 없었단 듯 부스럭거리며 그것을 원래 있던 자리에 넣어두려고 노력했고 세모와 오공은 다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어색해진 분위기에 얼어있던 거실의 정적을 깬 것은 세모였다.

 

, 명색이 셈한공 데이라는데.”

“?”

“?”

팬 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물건들 써보고는 보내야하지 않겠니.”

 

 순간 세모의 얼굴로 오공이 던진 소파 쿠션이 날아들었고 세모는 그대로 뒤로 넘어가 버렸다. 어떻게 쓰라는 거야. 쓸 데도 없잖아, 우리. 순수하게 말하는 하나의 모습에 이제는 진짜 이상해져버린 세모의 얼굴이 빨개졌다. 오공 역시 하나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 설마 지금 이 선물 그런 뜻 아니지?”

 

 둘의 반응에 눈치를 살피던 하나가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물었고 둘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게, 우리도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것 같다. 라고 써있는듯한 둘의 얼굴에 하나는 괴성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악!!!!!!!!”

 

 미쳤어!!! 미쳤다고!!!!! 하나는 손사래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을 보며 둘은 어쩐지 웃음이 나왔다. 왜 사람들이 하나를 저런 포지션에 두었는지도 알 것만 같았다. 한참을 그렇게 소리를 지르며 건드리지도 못하겠단 듯 발로 물건들을 툭툭 밀어내며 현관에다 다 버린 하나가 고개를 젓고는 방 안으로 들어가려고 몸을 돌렸고, 오공이 일어나 하나 뒤를 쫓아가며 말했다.

 

, 그걸 왜 버려 진짜 언젠가 쓸 수도 있잖아 팬 분들이 주신 선물인데.”

 

 능글맞게 웃으며 오공이 예의 그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고 그 얼굴에 대고 하나가 베개를 던지며 소리를 질렀다. 너도 똑같애 이 새끼야!!!! 나가!!!! 오공은 낄낄거리며 해피타임! 하고 나가버렸고 하나는 침대 밑에 잠들어있던 권세모와 차하나, 그리고 독고오공의 xxx 시리즈를 당장이라도 버릴 심산으로 들고 나가다가 입술을 꽉 깨물곤 다시 들어왔다. 아직 다 안 읽었는데. 하나는 머리를 벽에 쿵쿵 박았다. 죽자, 죽어. 이 와중에 엔딩이 궁금한 나란 놈 죽자.

 애초에 이놈의 책만 아니었어도 이런 사단이 일어나진 않았을 텐데. 그냥 모르는 척 웃고 넘겼을텐데! 하나는 애꿎은 책만 노려보았다. 밖에서는 세모와 오공이 어쩐지 현관에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필요한 물건들을 나눠 갖고 있었다. 두리가 보기 전에 빨리 치워야겠다는 마음은 같았는지 둘의 손놀림이 재빨랐다.

 

야 이 새끼들아 챙기지 마!!!!”

 

 하나가 방문을 벌컥 열며 소리를 질렀고 세모와 오공이 품 안에 무언가를 가득 든 채 후다닥 각자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남은 것은 거의 없었다. 하나는 자신에게는 안 쓰겠지 싶은 마음으로 한숨을 푹 쉬고 다시 들어갔고 세모와 오공의 방 안에서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어른들의 시간이 펼쳐지고 있었다. 둘의 생각이 끝내 하나로 모였다는 것은 서로 끝까지 비밀로 남겨둘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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