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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Wind-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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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런 턱선을 따라 열리는 입술은 마치 꽃봉우리그녀의 깊은 눈망울이 알려주는 우리 갈 길은 바로사랑이라고 * [또봇/셈한] 피어오르다 ‘만날 사람은 만나게 돼있어.’ 어제 술자리에서 스쳐지나가듯 말한 선배의 말이 귓가에 울리고, 내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오던 길을 되돌아가고 있었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직은 바람에 찬 기운이 실려 오더니 오늘은 공기 자체가 포근한 느낌이었다. 이미 개나리는 만개해 주변은 노란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야말로, 봄기운이 만연했다. 땅바닥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와 같이 내 마음도 일렁댔다. 봄은 흔히들 말하는, 생명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그러니까, 봄이 되면 사람은 절로 마음이 들뜨는 법이었다. 아마도 그래서, “저기, 대도시청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그러니까,..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sNNB9 아, 봄이다. 운동장엔 벚꽃이 흩날리고, 아이들도 나도 전부 살랑이는 봄바람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분명히 밀려오는 바람에는 무언가 약을 탄 게 틀림없었다. 예를 들어 설레임을 한 스푼 넣고, 달콤한 향을 첨가한 뒤, 솜사탕처럼 폭신폭신한 기분이 들게 하는 그런 묘약 같은 것. 나도 모르게 교탁 위에 팔을 걸치고 턱을 괴었다. “선생님~!” 아무 말도 없는 나의 모습에 의아해진 아이들이 몇 번이고 나를 부를 때까지 나는 멍하니 운동장만 쳐다보고 있었다. 벚꽃. 그래, 벚꽃. “선생님 어딜 그렇게 보세요!”“첫사랑 얘기 해주세요~!” 사랑에 빠진 듯한 눈이라며 놀리던 아이들이 ..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tyxaD[또봇/셈한] 정리(整理) 햇빛이 이렇게나 맑게 비추는데 이상하게도 뺨에 불어오는 바람이 차가웠다. 남자는 코트 깃을 세운 손을 하나로 모았다. 고개를 푹 숙이고는, 마치 설원을 걸어가듯 힘겹게 발걸음을 내딛었다. 2월 말이라고 하기엔 너무 추운 날씨였다. 차고, 또 차운 바람이 남자의 가슴을 쓰다듬고 지나갔다. 인연이란 것은 가끔씩 이성이나 과학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이제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코트 깃 안으로 고개를 파묻은 남자가 고개를 든 순간, 막연히, 그저 이곳이 어디인지 파악하려고, 시선을 위쪽으로 든 순간. 남자는 모든 시간이 멈춘다는 표현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만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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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야. 이번 ios 업데이트 했어?”“응? 아니.” ios가 뭔데. 권세모는 둘의 대화에 귀를 쫑긋 세웠다. 종종 그 둘은 자신이 모르는 대화를 나누곤 했다. 아니, 사실 둘이 만나면 늘 그랬다. 권세모는 그 사실에 조금 많이 찝찝함을 느꼈다. 그렇다고 대놓고 그게 뭐냐고 물어보기에도 자존심 상하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관심 없는 척 하면서 그 쪽의 대화를 최대한 새겨듣는 것뿐이었다. “아직 안했어? 왜?”“아, 안정화되면 하려고 했거든.”“이번 업데이트는 저번 버전 오류 수정해서 나온 건가봐. 나는 어제 설치했는데 오늘 보니까 딱히 별 문제 없던데?”“그래? 그럼 나도 해볼까?”“괜찮더라고. 내가 해줄까?”“어, 괜찮은데.”“핸드폰 가져와 봐.” 그게 무슨 말인데. 권세모가 여기서 알..
빌어먹게도 더운 야구장이다. 분명 한창 더운 시간은 지난 지 오래인데, 2-3. 아슬아슬한 스코어와 등장한 4번 타자에 경기장은 들끓었다. 나는 보통 인도어형 인간이라, 야구도 늘 집에서 중계로 보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그러니까, 선배한테 끌려온 것이다. 야구는 직관이 제 맛이라며, 나를 나름대로 가장 좋은 자리에 앉혀 두었는데 TV보다 먼 타석에 딱히 구미가 당기지 않는 것이 사실이었다. 까앙-! 4번 타자의 야구 배트가 경쾌한 소리를 내며 크게 날아갔고, 동시에 2,3루에 나가 있던 주자들이 차례차례 홈 베이스를 밟았다. 관중석이 떠나갈 듯한 환호성에 가득 휩싸였다. 야구장에 환호성이 울려 퍼지는 때는 여러 상황이 있다. 타자가 안타를 쳤을 때, 그리고 그 타자가 타점을 올렸을 때, 지금처럼 역전..
RT이벤트에 당첨 되신 21ra님의 리퀘입니다!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지루하다. 수학은 완전 젬병인데. 자기가 안보는 사이 칠판 가득 적힌 수식들을 보며 권세모는 완전히 책상에 엎드려버리고 말았다. 엎드리면서도 시선은 여전히 한 군데에 꽂혀있다. 목적, 그러니까 이건 목적 때문이라니까. 권세모의 시선 끝에는 한 남학생이 걸려 있었다. 열심히 필기를 받아 적는, 수업시간에 조는 것이라곤 본 적도 없는 그런 모범생. 권세모의 외모나 수업태도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명령이어서 쳐다보는 것뿐이야. 어쨌든 수행해야 할 목적이 있으니까. 그럼 그럼. 권세모는 이제 본격적으로 소년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한쪽 팔로 턱을 괴고, 마치 예술품을 구경하는 양, 시선을 거두지 않고 그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눈에 담았..
다련님 생일 축하드려요!♡ “야 독고오공.” 퉁명스러운 권세모의 말에 고개를 박고 과제를 하고 있던 독고오공의 고개가 천천히 들린다. 왜? 하고 상냥하게 웃는 독고오공의 얼굴을 보자니, 씨…. 됐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 말에 독고오공이 고개를 살짝 갸웃하더니 다시 수식이 잔뜩 펼쳐진 공책에 다시 코를 박았다. 아오, 저 눈치 없는 놈. 권세모는 애꿎은 빨대만 질겅질겅 씹었다. 뭐라고 써있는지도 모르는 수식 하나를 가지고 한 시간 째 저러고 있다. 천상 문과인 자신과는 달리 독고오공은 수학을 잘했다. 아니, 저걸 수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하여간 독고오공은 저런 숫자도 영어도 아닌 걸 참 잘했다. 너-무 잘해서 한 번 문제를 풀기 시작하면 적어도 한 시간은 같은 자세로 미동도 안한다는 게 문제라면 ..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h5uAf*BGM이 존재하는 글입니다. 가급적이면 PC에서 보시길 권장합니다.“너, 차하나 엄청 쳐다보네.”“뭐?”“오늘 하루 종일 하나만 쳐다봤잖아.” 나를 불러 세운 주딩요가 생각지도 못한 직구를 꽂았다. 물론, 내가 하나를 쳐다본 건 맞지만, 다른 사람이 알아챌 정도였던가? 갑자기 달아오른 얼굴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래서, 언제 말할 건데?” 주딩요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묻는다. 뭐, 뭘?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자 한쪽 눈썹을 들어 올리는 주딩요. “알면서 모른 척 하긴.” 가끔 보면 매일 놀리기만 하는 것 같더니 이럴 때는 사람 마음을 너무 잘 알아채서 당황시킨다니까. 슬쩍 쳐다본 주딩요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