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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Wind-up!
정방형으로 잘린 바위는 인위적이다. 바위와 연결된 밧줄이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위태롭다. 조금 더 시선을 옮기니 더 위태로운 인영이 보인다. 누더기라고 할 수도 없는, 주요 부위만 겨우 가린 천 쪼가리를 걸친 사람이 무겁디무거운 바위를 끈다. 바위는 흙바닥과 닿을 때마다 앓는 소리를 냈다. 유대인. ‘나의 동포.’ ‘동포?’ “뭘 그렇게 뚫어져라 보십니까?”“뭐?”“아니, 아닙니다.”“전하란 건 제대로 전했겠지?”“예. 그런데 유대인에겐 무슨 일로…”“…옛 친구와 약속을 했었지.”“예?”“어른이 되면…” 함께 전차 경주에 나가자. 벤허 – 파편(破片) 어떤 소음 속에서라도 자신의 이름은 유달리 또렷하게 들리기 마련이다. 하물며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곳에서야. 메셀라는 아까부터 귀에 날카롭게 꽂히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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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차다. 잠깐이라도 추위를 피할 겸 들어온 마트는 한창 저녁을 준비할 시간이라 점원들의 말소리로 북적였다. 딱히 살 것도 없었기에 카트도, 바구니도 들지 않은 채 마트 안으로 성큼 들어섰다. 그러다 문득 발걸음이 멈춘 것은, 할인 상품을 적어 놓은 전단지를 눈으로 쓰윽 훑다가 지나간 한 코너에서, 들려온, [하루미하] 사랑을 전하세요! 색색깔의 포장지에 잔뜩 감긴 무언가를 내민 것은 A반의 한 여자아이였다. 이게 뭐야? 라고 묻기도 전에 주변에선 환호성이 빗발쳤다. 생각보다 묵직한 무게의 상자를 받아들자 여자아이의 빨간 뺨이 이제는 터질 것만 같았다. “이게 뭐야?” 아이는 말이 없었다. 나는 슬슬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곧 끝나가는 점심시간을 이런 식으로 허비하고 싶지 않았는데. 머리를 긁적이곤 잠..
한 때는 네가 나의 모든 것일 때도 있었지. [하마이즈] - 균열(龜裂) 잠에서 깨자 느껴지는 공기가 차가워 나도 모르게 이불을 목 끝까지 끌어올렸다.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이라도 하듯 집안은 고요했다. 보일러라도 켜야 할 텐데. 차가운 바닥을 걷기 싫어 오들오들 떨고만 있던 와중에 문득 한 기억이 머릿속을 잠식했다. ‘야, 추워. 넌 안 춥냐?’ 그 말에 그는 내가 오는 날이면 늘 없는 돈에도 방을 따끈하게 데워놓았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랬다. 오늘은 따듯하네? 나는 딱 한 번 그 말을 하곤, 이 집이 추웠었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렸다. 그의 집은 늘 따듯했고 혹시라도 추운 날엔 그가 어떻게든 나를 따듯하게 해주려 애썼으니까. 한 겨울 날에도 추웠던 기억은 별로 없었다. 소용없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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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후리 전력 60분에 '아무 이유 없이'로 참여한 글입니다!]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6hYrN 야, 너 왜, 스파이 영화 보면 그런 거 있지. 뭐. 스파이 하러 갔다가 그 대상이랑 사랑에 빠지는 거 있잖아. 어. 뭐, 그래. 내가 지금 그런 상태인 것 같다. [하루미하] - 그 남자의 사정 오랜만에 찾아온 금 같은 휴일이었다. 그 동안 중간고사에, 과제에 지쳐있던 나에게 이번 휴일은 사막 한 가운데에 있는 오아시스와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받으면 안 되는 거였다. 침대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미친 듯이 울리고 있는 전화벨을, 나는 무시해야 하는 거였다. “여보세요.” 바보 같은 나는 누워..
“선,배!” “…끄응…미하시?” “우,리, 아직,도!” 다급한 목소리가 아침을 깨운다. 무슨 일이야. 덩달아 다급해진 내가 수화기를 붙잡고 묻자, “사,사,귀는 거예요?” 잠이 확 깰 정도로 황당한 내용과는 달리 생각보다 정말 진지하고 울음이 묻어나오는 목소리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뭐라고 대답해줘야 하나. 당연하지? “무슨 일 있어, 렌?”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잔뜩 갈라진 목소리를 용케 알아들은 렌이 그제야 조금 풀어진 목소리로 웅얼웅얼 말을 잇는다. 요는 –울먹거리며 하는 말을 대충 미루어 짐작해보았을 때- 꿈을 꿨는데, 거기서 내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폈다는 것이었다. 자기가 용기 내어 뭐하는 거냐고 묻자 우리는 예전에 끝났다고, 돈 때문에 이어진 사이였지 저에게 관심은..
4점째! 단순하게 ‘잘했다’라는 표현이 아닌, 그 이상의 힘을 실은 손바닥과 손바닥이 마주했을 때 우리는, 여름 한 가운데에 서 있었다. [니시우라] Dramatic! “나이스 피칭!”“나,이스 우익수!” 8회 초의 경기는 상당히 잘 풀려가고 있었다. 7:0. 아직 방심하기엔 이르지만 어쩐지 결정되어버린 것 같은 분위기에 모두들 가벼운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서 있었다. 그리고 공만 바라보는 우리들은 모두 한 마음이었다. ‘저 녀석만 잘해준다면.’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에이스의 등번호가 여느 때보다도 빛이 났다. 이 경기만 잘 이겨내면 우리는 16강에 오른다. 중요한 경기였음에도 어쩐지 마음을 놓아버리게 된 건 작년보다 훨씬 바람직하게 자라준 팀원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무더운 날씨에 다들 지쳤을 법한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