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Big Wind-up!

[화심 그룹테라피 후기] 본문

레트로봇

[화심 그룹테라피 후기]

승 :-) 2015. 8. 13. 22:31

[바클/그룹테라피


승이 상했어요.

 

1.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잉여로운 생활을 보내던 승의 눈에 띄인 것은 한 멘션이었다. 화심 소장님에게 덕통사고를 당한 환자들을 위한 그룹테라피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재밌겠다. 주최분은 탐라에서 유명하신 우성님이셨다. 그러던 순간 밑에 우성님이 조감님께 보낸 멘션이 보였다. 관글을 눌러주신거면 참여해주신다는 거죠? 그것을 본 승은 관글을 누르면 참여하는거구나. 그럼 나는 알티를 눌러야지. 다른 분들에게 홍보도 해드릴 겸! 그렇게 생각한 승은 아무 생각 없이 리트윗을 눌렀다.

친구와의 약속이 있어 급하게 준비를 하고 나가던 승에게 도착한 것은 한 멘션이었다. 알티 눌러주신 승님, 오시려고 그러신 거죠?그런 건 아닙니다만그래서 언제죠?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아마 우성님께서는 틀림없이 학창시절에 어떤 직책을 맡으셨던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일이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이루어질 리 없다. 승은 그렇게 생각했다. 똑똑한 분들은 역시 일처리도 다르구나.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한 승은 어쩐지 13일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설레이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신경도 쓰지 않던 뿌리염색까지 했다. 미용실에서 염색약을 치덕치덕 바르고 앉아있던 승은 혼자 픽 웃었다. 그리고, 집에 가서는 얼굴에 팩까지 했다. 남자친구를 만날 때보다 훨씬 더 외모에 신경을 쓰는 자신을 보고 승은 깨달았다. 바클 덕분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거구나 라고.

 

2.

 

잠이 잘 올 리가 없었다. 마침 찾아온 대자연이 새벽에 승을 일으켜 깨웠다. 안 돼. 나 오늘 바빠. 승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은 대자연이 승의 배를 마구 때렸다. 비몽사몽간에 트위터에 배가 아프다고 징징거리던 승이 어느 순간 까무룩 잠이 들었고, 깨어났을 땐 이미 얼른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화장을 하고 그 전날 준비해둔 옷을 입고 나가는 순간 천둥번개와 함께 비가 떨어졌다. 역시 소장님은 달라. 뭐 하나 쉽게 허락해주지 않으셔. 승은 그렇게 생각했다.

다행스럽게도 홍대입구 역에 내리자 비가 멈추고 햇빛이 쨍쨍하게 빛났다. 홍대입구 역 4번 출구에 기다리고 계실 다른 분들을 위해 열심히 걸어가던 승은 ‘4번 출구, 우성님, 보라색 남방, 성공적.’ 등의 키워드를 떠올렸다. 하지만 4번 출구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트위터를 다시 켜고 잠시 고민하던 승이 에스컬레이터라는 키워드를 생각해 냈다. 그리곤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갔을까, 두 명의 다리가 보였고 승은 직감했다. 저 분들이구나. 점점 드러나는 상반신에 두근거리던 가슴과 함께 승은 눈치를 보며 두 분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 누구도 승에게 관심과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룹테라피 하시는 분들이 아니었나. 그리곤 그들에게 깊숙이 파고들어 휴대폰 액정을 슬금 보았다. 우성님의 프로필 사진이 보였다. 승은 용기내어 말을 걸었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승이 그렇게 깊숙하게 파고든 것을 그들은 알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곤 이어지는 침묵. 낯을 가리는 승은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렸다.

그리고 곧 이어 도착한 쿠셔니스트님, 그리고 타루님과 함께 다섯명은 열심히 카페를 향했다. 타루님이 주신 병아리(라고 쓰고 피오라고 읽는다)와 그 위에 붙여진 소장님의 그림이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3.

 

다섯 명은 열심히 서로의 자기소개와 입덕 계기를 말하며 깔깔댔다. 모두들 소장님에게 덕통당할 줄 몰랐다고 했다. 다섯은 깨달았다. 함부로 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특히 승은 소장님이 최애캐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소장님에게 열심히 멍석말이를 당했고 덕통으로 만신창이가 된 채 화심피오 최고를 외쳤다.(속으로만)

소장님의 덕후들은 그들만의 오오라가 있었다. 열심히 맞아요, 맞아요를 외치던 그들은 흡사 소장교의 신도들 같았다. 소장님이라는 이름 아래 모두는 리버스와 지뢰를 벗어던지고 방언을 터트리듯 덕톡을 쏟았다.


그렇게, 승이 상했어요.

원래는 이렇게까지 상하진 않았는데, 상했어요. 못써요.




+스팅님, 우성님, 타루님, 쿠셔니스트님 정말... 다들........ 너무............. 너무 좋았어요... 으흑... 말도 잘 못하고 떠벌떠벌거리던 제 얘기 귀기울여 잘 들어주셔서 넘나 감사했습니다...... 리버스의 벽을 뛰어넘은 대화.. 즐거웠습니다.. 


++급하게 마무리지은 것 같은데 사실입니다. ㅎ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