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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Wind-up!

[니시우라] Dramatic! 본문

오오후리

[니시우라] Dramatic!

승 :-) 2016. 8. 24. 00:00

 

 

 

 

 4점째! 단순하게 잘했다라는 표현이 아닌, 그 이상의 힘을 실은 손바닥과 손바닥이 마주했을 때 우리는,

 

 여름 한 가운데에 서 있었다.

 

 

 

 

 

[니시우라] Dramatic!

 

 

 

 

 

나이스 피칭!”

,이스 우익수!”

 

 8회 초의 경기는 상당히 잘 풀려가고 있었다. 7:0. 아직 방심하기엔 이르지만 어쩐지 결정되어버린 것 같은 분위기에 모두들 가벼운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서 있었다. 그리고 공만 바라보는 우리들은 모두 한 마음이었다.

 

저 녀석만 잘해준다면.’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에이스의 등번호가 여느 때보다도 빛이 났다.

 

 이 경기만 잘 이겨내면 우리는 16강에 오른다. 중요한 경기였음에도 어쩐지 마음을 놓아버리게 된 건 작년보다 훨씬 바람직하게 자라준 팀원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무더운 날씨에 다들 지쳤을 법한데도 넓디 너른 그라운드가 니시우라 각각의 등번호로 채워졌을 때, 묘한 힘이 다리를 지탱해주었다.

 

타자 승부!”

그래! 치게 둬라!”

뒤에게 맡겨라!”

 

 저마다 지르는 소리는 에이스에게 향해 있었다. 그런 모든 응원을 등에 진 에이스는, 공을 들어 힘껏 던지고,

 

중견수!”

아웃!”

 

 화답이라도 하듯 팀원들을 믿는 플레이로 한 이닝을 종료시킨다.

 

미하시, 고생했어!”

,들 잘,해줘서!”

 

 이렇게 자연스럽게 서로의 칭찬을 하고 받아들이는 데에 얼마나 걸렸던가.

 

하나이! 쳐라!”

“4번 타자의 힘을 보여줘라!”

 

 하여간 시끄럽다니까. 시끌벅적한 벤치를 뒤로하고 배트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어깨는 진즉에 풀려 있었다. 타자가 와인드업을 하는 것이 보인다. ‘저렇게 느렸던가?’ 라고 생각하는 순간,

 

나이스 배팅!”

 

 어깨는 이미 배트를 휘두르고 있었다. 묵직하게 와 닿는 공을 기분 좋게 맞받아쳤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보통 홈런을 칠 때는 감이 온다. 이번 것은 크다! 라는 생각에 어디로 뛰는지도 모를 발이 자기 멋대로 일루를 향해 달려가고 있을 때 쯤 관중석과 벤치가 환호성으로 들끓었다.

 

홈런!”

 

 잘 맞았다 싶었는데 넘어갈 줄은 몰랐다. 한쪽 손을 들어 올리고 애써 침착한 척 홈을 밟았지만 다리는 덜덜 떨렸다. 왕왕 치는 홈런이었지만 칠 때마다 온몸이 떨리는 것은 막을 길이 없었다.

 

나이스 배팅!”

, 고맙다.”


 팀원들의 손을 하나하나 마주쳐주고 벤치로 들어가려는데,

 

,이스, 배팅! 하나,, .”

 

 환하게 웃는 미하시가 양 손을 내밀었다. ! 하고 경쾌한 소리가 기분 좋게 귀를 울렸다. 장갑을 벗어두고 배트를 정리하다가 문득 미하시를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전히 다른 이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런 걸로 좋아하지 말아주라!’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한 대사가 둥실 떠올랐다.


 작년 비죠전이었지, 초반에 잘 풀릴 때 4점을 따내고 지금처럼 팀원들과 하이터치를 나누었을 때가 있었다. 그 때도 미하시는 맨 마지막에 손을 마주쳤던 것 같다. 가만히 서서 나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양 손을 내밀고 쭈뼛쭈뼛 거리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그 손을 힘차게 쳐주었을 때 그는 마치 처음 하이터치를 해본 사람마냥 기뻐했고, 그 모습에 민망해진 나 역시 당연한 것으로 기뻐하는 미하시에게 의아함을 느끼고 얼굴을 붉혔었다.

 그리고 지금, 당당하게 양손을 내밀고 자연스럽게 기쁨을 나누며, 팀에 완벽하게 녹아든 그를 보며 나는 궁상맞게 혼자 벅차오르는 가슴을 부여잡고 묘한 기분에 휩싸여 있는 것이었다.

 

하나이, 뭐 해?”

아니야, 아무것도.”

 

 까앙-! 또 다시 배트가 공을 쳐올리는 경쾌한 소리가 그라운드를 가르고, 나는 몸을 돌려 그들의 옆에서 함께 큰 소리로 외친다.

 

나이스 배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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