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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미하] 날 울리는 bell bell bell 본문

오오후리

[하루미하] 날 울리는 bell bell bell

승 :-) 2016. 8. 28. 18:36

 

 

,!”

끄응미하시?”

,, 아직,!”

 

 다급한 목소리가 아침을 깨운다. 무슨 일이야. 덩달아 다급해진 내가 수화기를 붙잡고 묻자,

 

,,귀는 거예요?”

 

 잠이 확 깰 정도로 황당한 내용과는 달리 생각보다 정말 진지하고 울음이 묻어나오는 목소리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뭐라고 대답해줘야 하나. 당연하지? “무슨 일 있어, ?”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잔뜩 갈라진 목소리를 용케 알아들은 렌이 그제야 조금 풀어진 목소리로 웅얼웅얼 말을 잇는다.

 요는 울먹거리며 하는 말을 대충 미루어 짐작해보았을 때- 꿈을 꿨는데, 거기서 내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폈다는 것이었다. 자기가 용기 내어 뭐하는 거냐고 묻자 우리는 예전에 끝났다고, 돈 때문에 이어진 사이였지 저에게 관심은 털끝만큼도 없었다고 말했다나. 말이 되는 소리인가, 이게? 지금 그 빌어먹을 꿈에서 빌어먹을 내가 그렇게 말했다고, 현실이랑 꿈속을 구분 못하는 거야, ? 하고 되물으려고 했지만,

 

그럴 리가 있겠어. 그것 때문에 깬 거야?”

  

 나오는 목소리는 자동으로 필터링 된 지 오래였다.

 

네에.”

개꿈이야, 개꿈. 꿈은 반대인 거 알잖아, .”

,!”

 

 생각보다 허탈한 토픽에 나는 다시 잠이 들려고 눈을 감고 있었다. 황금 같은 주말이었다.

 

,남자랑 바,바람 피,

 

 

 

 

 

 

[하루미하] 날 울리는 bell bell bell

 

 

 

 

 

,!”

, . 다 꿈이야.”

 

 렌이랑 사귄 지 두 달이 조금 넘었다. 하루하루 구름 속을 걷는 기분이었지만 렌은 그 뒤로도 왕왕 울먹이며 전화를 걸곤 했다. 대체 왜 그런 꿈을 꾸는 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내가 잘 못해줬나?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했나? 렌이 그런 전화를 걸 때마다 오는 허탈감에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유도 가지각색이었다. 내가 헤어지자고 말해서, 내가 다른 여자에게 고백을 해서, 내가 그와 헤어진 뒤 험담을 하고 다녀서. 이쯤 되면 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말요?”

 

 응, 그럼 그럼. 자동으로 대답하며 눈을 감았다. “지금 이렇게 전화하고 있잖아. 이따 그쪽으로 갈까?” 렌은 긍정의 뜻을 담은 말꼬리를 길게 늘였다.

 

네에.”

 

 아, 잠이 다 깨버렸다.

 

 

 너무 일찍 일어난 탓에 미하시의 집 앞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지만 그것마저도 행복할 정도로 요즘 제정신이 아닌 연애를 하고 있었다. 이게 다, 렌이 귀여운 탓이다.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렌이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

 

 내 쪽으로 다가오며 환한 웃음을 짓는 렌을 보고 나는 아침에 했던 고민을 전부 날려버렸다. 나를 보고 이렇게 맑게 웃어주는데 대체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나는 가끔 렌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잠결에 놀라 울먹이며 나에게 확인 전화를 거는 렌은 너무 귀여웠다. 비록 그것이 나의 단잠을 깨웠을지라도.

 

,래 기다,,

아니야.”

 

 렌의 포실한 머리칼에 손을 넣어 살짝 쓰다듬었다. 갓 씻고 나왔는지 머리끝이 살짝 촉촉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머리가 너무 그다워서 나는 나도 모르게 그 동글동글한 머리통에 입술을 갖다 댔다.

 

,

 

 그리고 렌이 빳빳하게 얼었다. 자리에 굳어 한참을 움직이지 못하는 렌을 두고 나는 짧게 사과했다. “, 미안.” 그러자 이번에는 그가 움직이지 않았던 만큼 더 다급하게 움직이며 부정을 표했다. 나는 얼른 자리에 앉고 싶어졌다. 시간이 지나면 걷는 것조차 곤란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 먹을까?”

 

 겨우 들어간 식당에 자리 잡고 앉아 음식을 시켰다. 렌은 생각보다 밥을 많이 먹었다. 저 여리여리한 몸 어디에 그렇게 많은 음식이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였다. 심지어 게걸스럽게 먹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얌전히 그리고 많이 먹었다. 정신없이 먹고 나면 식사를 마치고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이 렌의 식사 마무리였다.

 

 우리의 데이트는 별 다를 것이 없었다. 남들처럼 식사를 하고, 카페에 갔다가, 가끔 영화도 봤다. 이제까지의 연애와 다를 것이 없었지만 유난히 즐겁고 같은 코스여도 행복한 건,

 

케익 먹을래?”

!”

 

 무엇이든 나와 함께라면 좋다고 생각해주는 이 녀석 때문이 아닐까.

 

 

 

 

* * *

 

 

 

.”

,죄송해요.”

정말이야?”

 

 정말 저 호랑말코 같은 놈이랑 바람이 난 거냐고! 나는 렌의 양 어깨를 붙잡고 물었다. 렌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시선을 돌려 렌의 뒤에 서 있는 녀석을 보았다. 개새끼.

천천히 다가가 그의 앞에 서자 그가 눈을 똑바로 뜨고 나를 쳐다보았다. 이 새끼 완전 미친 새끼 아니야. 나는 당장이라도 그의 멱살을 잡을 것처럼 가까이 다가갔다.

 

이 새끼,”

 

 그리고 그 순간,

 

,안 돼요!”

 

 렌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환장할 노릇이었다.

 

!”

 

 렌의 손목을 잡았다. 이미 두 눈에선 눈물이 고여 있었다.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뚝뚝 눈물이 떨어지고 나도 모르게 엉엉 울었다. 서럽게도 울었다. 이렇게까지 울 일이긴 했지만 정도가 너무 심했고 평소에도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 고개를 들자, 우리 집 천장이 보였다.

 

……?”

 

 내가 기억을 잃은 건가? 시계를 보니 아침 일곱 시였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나는 전화기를 들었다.

 

!”

,?”

!”

 

 렌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잔뜩 잠긴 목소리가 그가 이제까지 잠들어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 자식이랑 바람난 거, 정말이야?”

??”

 

 무,무슨, , 도 안 돼요. 이제는 렌이 거의 울먹였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지?

 

,제 잘 들어갔잖아요.”

 

 그제서야 나는 혹시 방금 전의 상황이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설마, 아니겠지. 정말로?

 

잘 들어갔다고?”

네에.”

 

 사귀면서 처음 들어보는 무서운 목소리에 수화기 너머로 렌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는 인정해야만 했다. 나도 렌과 똑같은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것을. 그리고 앞으로는 렌에게 그런 전화가 오면 진심을 다해 달래주어야겠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당장 달려가서 사과해야겠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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