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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봇/공한] 조각글 본문

레트로봇

[또봇/공한] 조각글

승 :-) 2015. 1. 18. 22:39

[또봇/공한]

 

 

 

 

 

달큰한 냄새가 날 것만 같은 손목을 붙잡고 입을 맞추니, 그대로 꽃향기에 취해버릴 것 같아, 아찔해져 오는 정신을 붙잡고 손목을, 그 손목에 잇자욱을 낼까, 그러면 단물이 배어나올 것 같아 이로 훑었다 혀로 훑었다, 입맛만 다시다 혹시라도 네가 아플까 세우려던 이를 삼키고,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부드러운 입맞춤을 남긴다.

 목은 또 어떤가. 가만히 입술로 꾹, 마치 자국을 남기려는 듯이, 그러나 움직이지는 않은 채... 단지 그렇게 누르고만 있자 부산히 팔딱거리는 맥박이 느껴졌고 나는 그것이 나를 향한 마음이라 생각하겠다. 그렇게 뛰고만 있던 그것이 신기해, 마치 한 번, 두 번 뛸 때마다 네 자신을 이 세상에 공표하는 것 같아, 그 소리를 너보다 내가 더 크게 가까이 들을 수 있는 것이 좋아 절로 웃음이 나온다.

 나는 그대로 입술을 움직여 귀로 향했다. 귀, 오직 내 목소리만 들었으면 하는 곳. 항상 예쁘다는 말도, 아낀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모자라서 하루 종일 붙어있고 싶은 곳. 입을 맞추기 전 너에게 사랑해, 라고 말하자 네 귀가 볼과 함께 발개졌고 나는 그것이 귀여워 또 웃었다. 정갈하게 굴곡진 귀에 입을 맞추고 너는 그 소리가 누구보다 크게 들려 움찔하겠지, 앙탈을 부리듯 몸을 뒤척이는 네가 사랑스러워 나는 네 어깨를 붙잡고, 네 얼굴을 붙잡고.

입에선 달뜬 소리가, 흐트러진 목소리가. 그 와중에도 내 귀에 가장 듣기 좋은 네 목소리가 방에 울려퍼지고, 마치 얼른, 얼른 보채는 것 같아 나도 하마터면 급한 마음을 먹을 뻔 했지만, 이제까지 접어두었던 밤이 너무나도 길어, 너와 더 오래 함께하고 싶어 접어두었던 그 밤이 너무 길어, 나는 천천히 오래, 조금 더 자세히 너를 느끼고 싶었다. 남은 밤은 기니,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달콤한 네 몸에 입 맞출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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