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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봇/셈한] 그 사랑의 무게 본문

레트로봇

[또봇/셈한] 그 사랑의 무게

승 :-) 2015. 2. 27. 15:03

 

[또봇/셈한] 그 사랑의 무게

 

 

 

 하나는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20년 간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던 손가락에 무엇인가가 들어간다는 것이 마치 족쇄 같이 느껴졌다. 네 번째 손가락을 차갑고 딱딱한 금속이 둘러싸고 있는 느낌이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 익숙해진답시고 잘 때도 반지를 끼고 자던 하나였다. 그러나 일어나보면 늘 반지는 이불 안 어딘가에서 굴러다니고 있어서 그것을 찾는 데에만 몇 시간이 걸렸다. 무의식중에, 불편함을 느끼고 빼 버린 거겠지. 하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세모가 20살이 되는 해 첫날에 함께 종소리를 들으며 내민 반지였다. 그러니까, 서로 연인이 되었다는 증표인거지, 이거? 하나가 물었고 세모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모의 손에도 같은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하나는 세모와 자신의 손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같은 왼손, 같은 약지 손가락, 같은 디자인의 반지. 커플링이라는 건가. 서로 연인이 되었다는 것. 그것을 증명해주는 반지. 하나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고백을 해오는 세모에게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친구로서의 우정을 다짐하는 우정반지가 아닌 약지 손가락에 끼는 반지. 연인? 친구?

 

 바로 그 혼란스러움이 하나의 왼손을 무겁게 했다.

 

 하나는 반지를 자주 빼놓고 밖으로 나갔다. 심지어 세모를 만나러 갈 때조차도. 세모가 하나의 왼손을 보고 고운 눈썹을 티가 나지 않게 모을 때, 그제야 하나가 자신 왼손의 가벼움을 느끼곤 했다.

 

"하나야. 반지, 맘에 안 들어?"

 

 세모가 진지하게 묻자 하나가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아니야! 하고 얼굴이 새빨개진 채 하나는 빠른 속도로 고개를 저었고 그 과장된 행동 속에서 세모는 긍정의 뜻을 읽었다. 이내 한숨을 작게 내뱉는 세모의 모습에 더욱 몸이 달은 하나가 이제는 손사레까지 치며 부정했다. 아무것도 없는 휑한 손가락이 눈앞에서 왔다갔다 거리고 그것을 본 세모가 참다못해 고개를 돌려버렸다.

 

"끼기 싫으면 끼지 않아도 괜찮아."

 

 그 말 한마디였다. 세모의 입을 비집고 나온 그 말이 하나의 심사를 묘하게 뒤틀리게 했다. 끼기 싫으면 안 껴도 괜찮다고? 그럼 이 반지,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거야? 잔뜩 꼬인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자신이 잘못한 것이 틀림없음에도 그랬다. 평소의 차하나였다면 즉시 사과하고 시정했겠지만 지금 이 상황에선 어쩐지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게 본인도 혼란스러운 눈치였다. 하나가 머리를 짚었다. 자신의 입으로 차마 내뱉기도 오그라드는 사랑이라는 게, 사람을 이렇게 유치하게도 만들 수 있나? 변해버린 것 같은 자신의 모습에 하나는 당장이라도 거울을 보고 싶어졌다.

 말을 내뱉을라치면 싸움이 일어날 것 같은 권세모의 표정이 보여 하나는 그만 입을 꾹 다물었다. 굳게 다물려진 그 입술이 어딘가 부루퉁하게 나와 있는 걸 보니 누가 봐도 기분이 나쁜 표정이어서 세모 역시 하나의 표정을 보곤 입을 다물었다. 주문한 아메리카노의 얼음이 죄다 녹아 테이블 위에 뚝뚝 눈물을 흘릴 때까지.

 

 

* * *

 

 

 세모는 집에 돌아와 반지를 서랍 안에 집어넣었다. 어딜 가든, 집에 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반지를 빼서 서랍 안에 넣는 일이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집안 어딘가를 굴러다니다가 결국엔 잃어버릴 것이라는 것을 세모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아버지가 청소를 잘 하는 성격도 아니고, 자신도 딱히 꼼꼼한 구석이 없어 이 집 안에서 반지를 잃어버렸다간 이사갈 날에나 찾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서랍 안에 반지를 집어넣으려다 세모는 다시 그 반지를 들어올렸다. 비록 돈이 없어 은반지에 도금을 한 것이었지만, 나름대로 6개월간 모은 용돈으로 산 반지였다. 집 주변에선 아는 사람과 마주칠까 도저히 사지 못하고, 시내로 나가 귀금속 거리까지 가서 산 반지였다. 반지를 보자 세모는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러다 반지 안쪽을 힐끔 보았다. Sincerely yours, 당신의 진실한 벗으로부터 라는 문구였다. 그 문구에는 여러 의미가 들어있었다. 세모가 몇날 며칠을 고민해 결정한 문장이었다. 그런데, 차하나는 이 글귀가 새겨져 있는 걸 알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세모의 표정이 굳어졌고 이내 반지를 서랍 속에 집어넣어버렸다.

 초, , 고등학교를 같이 나오면서 늘 바라만 보던 차하나였다. 항상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빛이 나는 것 같길래, 쟤는 얼굴이 유난히 하얀가보다 라고 생각했던 초등학교 시절, 여름 방학 때 함께 시골로 내려가 봉사활동을 하느라 새까맣게 피부가 다 타버렸는데도 자꾸 반짝반짝하니 시선이 가길래 얼굴이 하얘서 그런게 아닌가, 하고 고민했던 중학교 시절, 같은 반 여자아이가 하나에게 고백을 해오고 그 광경을 뒤에서 바라보며 자기도 모르게 주먹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그 모습에 자신도 놀랐던 고등학교 시절. 10년간의 시간동안 차하나에 대한 세모의 감정이 켜켜이 쌓여, 마치 밀푀유를 만들 듯 결국엔 그럴싸한 결과물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권세모는 비로소 모든 궁금증이 해결된 것만 같아서 동네방네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었다. 그러나 차하나는? 차하나는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지? 그래서 며칠을 고민하다 하나에게 나는 너를 좋아해.’ 라고 고백했고 하나는 , 세모야. 나도 너를 좋아해.’ 라고 대답했다. 그 대답을 들은 세모는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 행복해졌고 그 모습에 하나도 빙긋 웃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때부터 용돈을 모았던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이랍시고 공부만 하던 하나에게 연애란 것은 사치일테니, 스무 살이 되면 멋지게 반지와 함께 고백하겠다는 것이 세모의 의도였다. 그래서 11, 종소리를 들으며 세모는 하나에게 반지를 내밀었다. 이거, 선물이야. 케이스를 연 하나가 작게 탄식을 내뱉었고 말했다.

 

그러니까, 서로 연인이 되었다는 증표인거지, 이거?’

 

 생각해보면 그 때 차하나의 얼굴이 조금 난감한 빛을 띄는 것 같기도 했다.

 

젠장.”

 

 세모는 그대로 침대로 누워 엎드렸다. 그래서 후회라도 한다는 거야? 세모가 엎드린 채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렸다. 차하나 바보. 멍청이.

 

 

* * *

 

 

 하나는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반지를 양 옆으로 돌려도 봤다가, 주먹을 꽉 쥐었다가 폈다가를 반복했다가, 손가락을 쫙 피기도 했다가. 아무리 손을 가지고 장난을 쳐봐도 여전히 왼쪽 약지에는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고 살갗에는 차가운 금속의 느낌만이 와 닿았다. 아무리 익숙해지려고 노력해 보아도 늘, 항상, 언제나 생소하게 느껴지는 반지의 감촉에 하나는 고개를 저었다. 익숙해질래야 익숙해질 수 없는 느낌이 마치 권세모와도 같았다. 권세모는 언제나 그랬다. 익숙해졌다 싶으면 벽 안으로 훅 들어와 사람 마음을 헤집어 놓고 가고, 겨우 적응했다 싶으면 다시 한 번 파고들어와 가슴을 두근대게 만들었다.

 그 짓을 10년이나 반복했다. 마치 잔잔한 호수에 퐁당퐁당 돌을 던지듯, 그렇게 권세모는 하나의 마음에 돌을 던지고 가곤 했다. 돌을 던질 때마다 요동치는 수면에 하나는 괴로워했고, 혼자 삭여야만 했다. 스스로 그 물결이 잦아들 때까지 마음을 다스리고 다스렸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세모는 더 큰 돌을 들고 와 하나의 마음에 던지고 갔다. 당사자야 장난이라 하겠지만 그것을 직접 당하는 입장에선 아주 골치 아픈 일이었다. 애초에 남자를 좋아하는 것 자체가 이 사회에서 용인되는 문제도 아니었을 뿐더러, 친한 친구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상상은 또래 남학생들 사이에서 아주 혐오스러운 것으로 치부되기 마련이었기 때문이었다. 하나는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세모가 돌을 들고 자신에게 다가올 때마다 그것이 아주 부담스러웠고, 피하고자 갖은 노력을 다 했다. 물론 권세모야 잠깐은 서운하겠지만, 하나는 그것이 자신과 세모의 우정을 지키는 일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던 어느 날 너무나 만화 같게도 사건이 터졌다. 권세모가 보통 돌멩이가 아닌 바위를 가져와 직구로 던져버린 것이다. ‘나는 너를 좋아해.’ 세모가 그렇게 말했고 차하나는,

 

, 나도 너를 좋아해, 세모야.”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간의 정적도 허용되지 않았다. 늘 마음속으로 혹시 권세모가 자신에게 혹시라도 그런 고백을 한다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생각해 두고 있던 하나였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하나는 늘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그럴 리가 없잖아. 권세모가? 그러면서도 은근히 기대하고 있던 것. 그 일련의 모든 모순적인 감정들이 하나를 몰아세웠고, 결국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생각해두기에 이르렀다. 물론 그 과정 속에서 하나는 몇 번이나 구역질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해두는 자신이 너무나 역겨워서. 일말의 기대를 하고 있다는 자신이 한심해서.

 하나가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힌 후 내놓은 결론은 하나였다. 아무렇지 않게, 친구로서의 좋음을 강조하면서 넘어가자. 그렇게 하나는 자신과의 약속을 했다. 만일 혹시라도, 백만분의 일의 확률이라도 권세모가 자신에게 고백을 한다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기로.

 그러나 실제로는 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얼굴은 얼굴대로 새빨개졌고, 숨이 가빠왔다. 이게 꿈인지 실제인지도 모르겠고, 머리가 혼란스러워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어졌다. 하지만 다행히도 세모가 먼저 뛰어나가 주었고, 하나는 그제서야 숨을 고를 수 있게 되었다. 친구로서, 친구로서 좋다고 한 거야. 연인이 아니야, 친구야. 하나는 자리에 주저앉아 수십 번을 되뇌었다. 마치 자기 자신에게 주문을 걸 듯.

 권세모는 늘 이런 식이었다. 저번에는 바위를 가져와서 던져버리더니, 이번에는 바위가 아니라 반지를 내밀었다. 반지? 추운 겨울, 세모가 들이민 반지 케이스에 하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뭐야?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하나는 당황스러웠다. 뭐라고 대답해야하지? 아니 일단 그보다 얘 게이였나? 머릿속에서 온갖 생각들이 쿵쿵 뛰어다녔다. 자신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자기 자신을 공격하고 몰아세웠던 지난날들이 스쳐지나가 하나는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 했다. 이 상황이 기뻐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불쌍해서. 이제까지 단 한 번도 하나는 여지를 준 적이 없었다.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밝히지도, 티내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욱 이 상황이 미칠 노릇이었던 거다.

 이 자식은 내가 게이라는 걸 알고 고백 하는건가? 아니면, 그런 건 상관 없다는건가? 아니면, 그냥 친구? 통통 튀어 오르는 생각들 중에서 하나는 한 가지를 붙잡았다. 연인.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었다. 하나는 이제껏 자신의 잔잔했던 수면을 수없이 괴롭혔던 권세모를 용서하기 힘들었다. 그렇게 나에게 장난을 쳐놓고, 고백? 지금 이게, 고백? 아무런 언질 없이? 커밍아웃 없이? 지금 내가 게이인줄도 모르고 고백한 건가? 그러니까, 뭐지 이거 진짜, 우리가,

 

 연인?

 

그러니까, 지금 이거 연인이 되었다는 증표인거지?”

 

 하나는 힘겹게 그 말을 내뱉었다. 제발 아니길 바라면서. 그러나 세모는 고개를 끄덕였고, 하나는 그 말에 자신만이 구축해 둔 성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절대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해두었던 자신의 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은 이후로 차근차근 쌓았던 자신만의 공간이었다. 언제나 먼저 와서 문을 똑똑 두드리던 권세모. 결국엔 이렇게 되었다. 벽을 헤집고, 문짝을 뜯어내어 자신에게로 당도한 권세모. 이제 하나는 어떻게든 상관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받아들인 반지였다. 힘겹게 독극물을 삼키듯 받아든 반지.

 

 

 

* * *

 

 

"아직은 내가 받을 게 아닌 것 같아, 세모야."

 

 하나는 반지를 세모의 앞에 내밀었다. 세모는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세모를 보며 하나는 아주 잠깐 후회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겪었던 감정의 누수에 세모의 표정은 스쳐지나가는 풍경일 뿐이었다. 감당해야 할 사랑의 무게가 어느 날은 온몸을 짓누르듯 무거웠고 어느 날은 의식도 하지 못할 정도로 가벼웠다. 그 기복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라 하나는 밥을 먹다가도 인상을 북북 쓰곤 했다. 자신이 하는 이 행동이 과연 맞는 것인가 싶었다. 생각들이 서로 다투다 자기 자신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것 같았다. 이제껏 자신이 게이인 것을 숨기려고 온갖 노력을 다 했던 차하나가 느끼는 죄책감과 동시에, 권세모와 사귀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묘한 기쁨이 하나를 괴롭혔다. 하루에도 수백 번씩 이래도 되나? 내가?’ 싶은 생각이 그를 지배했다.

 

"이건 잠시 네가 맡아줘."

 

 단지 손가락의 이질감이 아니었다. 마음과 마음 사이의 이질감. 조금의 틈새가 결국은 반지를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도록 만든 것이다. 세모는 담담히 그것을 받았고 입을 다물었다.

 

"꼭 찾으러 갈 거야."

 

 언젠가는. 마지막 말은 속으로 삼킨 채 하나는 곧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 선택이 옳은 거야. 마음속으로 되뇌이고 되뇌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음 한 구석에선 여전히 어딘가가 아프고 쓰렸다. 그렇게 좋아했던 권세모였는데. 하나는 어쩐지 쓴웃음이 나왔다. 아니 사실 좋아한 걸까, 싫어한 걸까. 미워한 걸까. 그렇게 생각하니 그렇게 괴롭혀왔던 지난 10년간의 자신이 너무나 불쌍해 하나는 고개를 위로 들었다.

 세모는 고개를 숙이고 하하, 웃었다. 웃긴 광경이었다. 한 사람은 고개를 위로 들고 한숨을 쉬었고, 다른 한 사람은 고개를 푹 숙이고 웃었다. 세모가 한참 뒤 고개를 들고 말했다.

 

"그래."

 

 그에 맞춰 세모와 눈을 맞추고 빙긋 웃는 하나의 모습이 너무 오랜만이라 세모는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무언가 족쇄에서 벗어난 듯 자유로워 보이는 하나의 모습에 세모는 멍하니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먼저 일어날게. 하고 일어나는 하나의 뒷모습만 하염없이 바라보던 세모가 자신의 손에서 반지를 빼내어 두 개를 겹쳐두었다. 손이 작아 자신의 반지 안에 쏙 들어가는 하나의 반지를 보며, 어쩐지 자신의 반지가 하나의 반지를 가두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세모가 그 반지를 재빨리 떨어트려 두었다. 그랬던 거구나. 세모의 입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으나 반지를 바라보는 두 눈은 흐려졌다가 맑아지길 반복했다. 그렇게 한참을 반복한 뒤에야 세모는 힘겹게 반지를 챙겨 일어났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하나를 맞이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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