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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봇/셈한] desde ya! 본문

레트로봇

[또봇/셈한] desde ya!

승 :-) 2015. 2. 28. 23:18


[또봇/셈한] desde ya!

 


 

우리 결혼하자.’

 

 그 때 뺨을 쳐버렸어야 하는 건데. 하나는 손이 근질거린다는 듯 애꿎은 펜을 집어 던졌다. 그 말이 있은 이후로 3, 결혼이라는 달콤한 말에 꾀어 권세모와 같이 산 세월이 장장 3년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회사도 가깝고 하니 집세도 아낄 겸 같이 산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그 같이 사는 공간에서 여느 동거인과는 다른 별별 짓을 다 하는 것이 문제였다. 아마 부모님과 친구들은 모르겠지. 권세모가 이렇게 더럽고 지저분한 인간이었는지. 그 생각을 하니 하나의 머리에 핏줄이 하나 불뚝 섰다. 어제만 해도 그랬다. 평소엔 관심도 없던 건담 프라모델을 잔뜩 사들고 오더니 조립을 한답시고 집안을 잔뜩 어질러 놓곤 못하겠다며 잠든 것이다. 당연히 뒷정리는 하나 몫이었다. 내가 미쳤지 미쳤어. 깔끔하고 세련된 권세모 겉모습에 속아 넘어간 내가 죄인이지. 하나는 프라모델 조각들을 하나하나 상자에 주워 담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오늘은 더했다. 퇴근 시간에 맞춰 하나는 세모에게 언제나와 같이 전화를 걸었다. ‘몇 시에 끝나? 난 지금 끝났는데.’ 둘의 퇴근 시간은 늘 먼저 끝나는 사람이 다른 사람 회사 앞에서 기다리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회사가 자취방과 가까워 집에 가려면 그저 마을버스만 타면 되지만, 둘은 항상 곧바로 집에 들어간 적이 없었다. 온갖 맛집을 돌아다니거나 늦은 시간을 틈타 아무도 없는 골목에서 손을 잡고 돌아다닌다던지 등등의 소소한 일상을 즐기고 집에 들어오곤 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나 오늘 회식.”

 

 하나는 세모의 회식을 권세모가 싫은 많은 이유 중에서도 가장 싫은 것으로 꼽았다. 그도 그럴 것이, 껍데기만 멀쩡한-하나 생각에는- 권세모를 노리는 여직원이 한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발렌타인데이나 빼빼로데이에 한아름 과자를 안고 들어오는 세모를 볼 때마다 하나는 한숨을 푹푹 쉬었다. 너넨 몰라!!! 밖에서의 권세모 모습은 다 가짜야!!!! 집에서는 얼마나 더럽게 하고 있는지 너넨 모른다고!!! 하나가 그 여자들에게 말하듯 허공에 대고 소리를 지를 때마다 세모는 그 정도는 아니거든. 하고 씨익 웃었고 그런 그의 웃음에 하나는 세모가 얄미우면서도 지금 자신 앞에 온전히 차하나만의 권세모가 서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얼굴을 붉히곤 했다.

 어쨌든, 그런 연유로 하나는 세모의 회식을 싫어했다. 방금도, 전화기 너머로 세모씨! 여기요~ 하고 들려오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에 하나의 혈압은 수직으로 치솟았다. 당장이라도 회식자리에 끼어들어가 권세모의 머리채를 붙잡고 나오고 싶었지만, 하나는 제법 이성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나도 야근이나 할까. 권세모 회식 때까지 기다리다가 우연히 마주친 척 집으로 데려 가는 거야. 하고 머리를 굴리던 하나가 챙겼던 짐을 다시 풀었다.

 

오늘 회사 7시 반부터 실험 도구 점검한다고 다들 퇴근하시래요~”

 

 같은 팀 팀원이 들어와 하는 말에 하나가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짚었다. 도와주는 일이 없네. 책상에 머리를 정확히 세 번 콩콩콩 박은 하나가 결심한 듯 일어났다. 그리곤 회사 근처에 있는 맛집에서 평소 하나가 가장 좋아하지만 매운 걸 못 먹는 권세모 덕에 잘 먹지 못했던 닭발을 샀다. 사는 김에 맥주도 샀다. 자유다! 권세모가 오기 전까진 자유야! 하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세모씨! 여기요~

 

 문득 문득 떠오르는 여자 목소리에 하나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안 그래도 요즘 권세모 초코톡에 이상한 여자 이름이 자주 뜨는 걸 봤다. 밥 먹었냐, 주말에 뭐하냐 등등의 별 대수롭지 않은 내용이었고 일단 권세모가 답장을 하나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심하고는 있었지만, 혹시 그 여자가 그 여잔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하나는 분노로 붉게 달아오른 얼굴 탓에 당장이라도 집에 가서 찬물로 세수라도 하고 싶어졌다.

 이 근처에서 마실텐데, 하나는 회사 근처의 음식점을 괜히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에도 권세모는 없었다. 풀이 죽은 하나는 닭발과 맥주를 산 비닐봉지를 들고 힘없이 집으로 들어갔다. 혼자 들어가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씻고 나서 신나게 닭발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날린 것도 잠시였다. 챔스 재방송을 보며 신나게 응원했던 것도 잠시였다. 역시 연구는 술 먹은 김에 해야지! 하고 논문을 읽는 것도 잠시였다. 지난 시간은 단 세 시간 뿐이었고 권세모에게서는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초코톡이 초코! 하고 울렸고 하나는 후다닥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죽었냐?’ 두리의 연락이었다. 읽씹. 하나는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핸드폰을 침대에 던져버렸다.

 게임방송이라도 볼까 하고 켠 동영상들이 생각보다 재미있어 깔깔 대고 웃던 하나가 무심코 시계를 보았다. 1130분이었다.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안 하나가 진지하게 전화를 걸까 라는 생각을 했다. 평소에는 11시쯤 되면 출발한다고 연락을 해오던 세모였다. 이럴 때면 하나는 본인이나 세모 둘 중 하나가 여자였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랬으면 누구 하나 데리러오거나 데리러가기 편했을 텐데. , 하고 입맛을 다신 하나는 인터넷 방송을 딱 하나만 더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게임 방송이 끝난 1220. 시계를 본 하나가 못 참겠다는 듯 핸드폰을 켰다. 어떠한 변화도 없는, 그야말로 평소와 다름없는 핸드폰 배경화면에 하나의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이내 모락모락 김이 나기 시작했다. 권세모 이 미친갱이가. 집에서 쫓겨나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나. 하고 하나가 통화목록에서 세모를 찾아 눌렀다. 통화음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하나는 하품이 나올 지경이었다. 하나의 눈썹이 가운데로 살짝 모이려고 할 때 쯔음 드디어 세모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주변이 아무리 시끄럽다 해도 하나의 귀에는 세모의 목소리만이 날아와 꽂혔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세모의 낮은 목소리라 하나는 심장이 쿵 가라앉는 것만 같았다.

 

, 언제와.”

 

거의 다 끝났어. 곧 갈게.”

 

 이번에는 하나가 다른 의미로 얼굴이 새빨개져있었다. 주변에서 어~ 권대리~ 애인? 하고 놀려대는 소리가 들렸고, 수화기 너머로

 

. 애인입니다.”

 

 하고 말하는 세모의 목소리가 들린 탓이었다. 동시에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만났냐, 왜 이제까지 말 안했냐, 얼마나 만났냐 등등의 질문이 쏟아졌고 하나는 도저히 그 대답을 듣고 있기가 어려웠다. 이제까지 하나는 회사 동료들이 그렇게 물었을 때 그저 웃으며 대답을 회피했었다. 있는 사실대로 말하기 힘든 토픽이었기 때문이었다. 괜히 세모에게 곤란한 질문을 만들게 한 것 같아 하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3년 만났고 같이 삽니다. 제가 먼저 고백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그 어떤 주변의 소리보다 가깝게 세모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보다 더 크게 자신의 심장소리가 들렸다. 술을 마셔서 그런 걸거야. 권세모가 잘나서 그런 게 아니야. 혼잣말로 중얼거렸지만 하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권세모가 보고 싶었다.

 

세모야. 보고 싶어. 얼른 와.”

 

 하나가 용기를 내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고 세모는 응. 곧 갈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짧고 간결한 대답. 그리고 자기가 한 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는 권세모. 세모의 성격을 아는 하나는 이제 곧 오겠구나, 하고 들뜬 마음으로 세모를 기다렸다. 이런 기분은 오랜만이었다. 3년 간 만나면서 세모가 죽을만큼 미웠을 때도, 서러웠던 때도, 짜증이 났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세모만큼은 항상 한결같이-자기 주변을 안 치우는 것 역시 한결같았지만- 자신의 옆을 지켜주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떠올리자 하나는 걷잡을 수 없이 마음이 설레는 것과 동시에 묘하게 몸도 함께 달떴다.

 얼마가 지났을까, 삑삑삑,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리고 하나는 몸을 튕기듯 침대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나갔다. 삑삑삑, 띠리리리, 삑삑삑, 띠리리리. 세모가 자꾸 비밀번호를 틀렸고 하나는 정말 어지간히 많이 취했구나 싶어 직접 문을 열어주었다. 동시에 눈이 휘둥그레진 세모가 보였고 그 모습이 바보 같아 보여 하나는 피식 웃었다.

 

방금 문이 자동으로 열렸어.”

 

 내가 연거거든, 멍청아. 하나가 그렇게 말했고 세모가 반박했다. 아니야. 정말이라니까. 이제까지 설레고 들떴던 감정이 싹 가시는 것을 느낀 하나가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 뒤를 돌았다. 그리곤 온몸에 느껴지는 커다란 온도. 세모가 뒤에서 하나를 꽉 껴안았다. 너무 꽉 껴안은 탓에 하나는 저절로 기침이 나왔다. , 답답해, 술 냄새나. 저리 가. 하고 하나가 세모의 팔을 퍽퍽 쳤지만 세모는 요지부동이었다.

 하나보다 머리 하나만큼은 키가 큰 세모가 쏟아지듯 하나의 등에 기댔다. 하나의 목덜미에 코를 박은 세모가 중얼거렸다. 차하나 냄새. 그 말에 얼굴이 새빨개진 하나가 후다닥 세모를 등에서 떼어냈고 생각 외로 세모는 쉽게 떨어졌다. 재빨리 뒤를 돌아 권세모의 상태를 확인한 하나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분주히 몸을 움직였다.

 

, . 신발 벗어. 빨리 침대에 누워.”

 

 하나는 세모와 함께 살면서 세모의 저런 표정과 몸짓을 딱 한 번 본적이 있었다. 권세모가 입사하기 전에 자신의 주량을 시험해 보겠다며 안주 없이 소주 세병을 깡으로 마셨을 때였다. 그 때 권세모는 저런 표정을 지었고 그 말인즉슨 지금 이 상황에 권세모를 잘 정리하지 않고 눕혔다간 아주 큰 사단이 날 것이라는 것이었다. 하나는 재빨리 몸을 숙여 세모의 발목을 찰싹 때렸다. 야 신발 벗어!!! 그러자 세모가 화들짝 놀라며 비틀비틀 신발을 벗고 방에 들어섰다.

 

여기는 어딥니까.”

 

 자신의 시야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본 세모가 눈살을 찌푸리며 그렇게 말했고 하나는 어이없다는 듯 일어났다. 별안간 자신의 시야에 하나가 쑥 들어오자 세모는 자동반사적으로 빙구같이 웃었다. 차하나다. 하면서. 그 모습에 웃음이 터진 하나가 야, 너 여기가 어딘지 알아? 하고 물어보니 세모는 빙구같이 웃은 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짜진짜 너 지금 약간 좀 미친놈 같다

 

 저거, 누가 데려가면 꼼짝없이 끌려 가겠구만. 하나가 중얼거리고 침대로 가 침대를 팡팡 쳐댔다. ! 여기 와서 앉아!!!! 옷 갈아입게!!!! 큰 소리를 내자 세모가 비틀비틀 침대로 걸어왔다. 180cm가 넘는 거구가 이 좁은 원룸에서 넘어졌다간 모든 살림이 박살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한 하나가 세모가 비틀댈때마다 미간을 좁혔다. 야 앉아! 하나가 세모에게 말했으나 세모는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도 움직이지 않는 세모를 하나가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자 세모가 단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는 모르는 사람 침대에는 함부로 눕지 않습니다.”

 

 잔뜩 혀가 꼬여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권세모가 저런 뉘앙스의 말을 한 것 같았다. 하나가 그 말에 헛웃음을 지었다. . 내가 모르는 사람이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하나가 세모의 뒤로 돌아가 세모를 앞으로 밀었고, 세모는 안간힘을 쓰며 버텼다. 그러다 갑자기 다리가 풀리려는지 세모가 비틀댔고 하나는 이때다 싶어 세모의 등을 퍽 밀어버렸다. 그러자 침대로 세모가 엎어졌고 쿠당탕 하는 큰 소리가 났다. 세모가 으윽, 하는 소리를 내며 몸을 똑바로 돌려 누웠다. 침대에 코를 부딪혔는지 술을 마셔서 그런지 코가 새빨갰다. 하나가 세모에게 다가가 세모의 코를 손가락으로 튕겨냈다. 그러게 작작 마시라니까.

 누워서 알코올이 머리로 쏠린 것인지 세모의 상태는 거의 기절상태에 가까운 것 같았다. 집까지 제대로 찾아온 것이 기적이었다. 하나가 술 냄새가 풀풀 나는 권세모의 정장 마이를 젖혔다. 그러자 그 순간 세모가 눈을 번쩍 뜨고 자신의 손을 X자로 모았다. 그 모습에 하나가 깜짝 놀라 뒷걸음질을 쳤다. 자신에게 와 닿는 손길이 없자 다시 세모가 그 상태로 천천히 눈을 감았다. 세모가 하고 있는 포즈가 마치 관에 갇힌 드라큘라 같아서 하나는 핸드폰을 꺼내 그 모습을 찰칵 찍었다. 이건 최소 100년간 놀림감이다, 권세모.

 이미 시간은 한시 반을 훌쩍 넘어있었다. 하나가 시계를 보더니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강경한 태도로 세모의 팔을 풀고 다시 한 번 마이를 젖혔다. 그러자 이번에도 세모가 눈을 번쩍 떴다. 그 모습이 꽤나 그로테스크하고도 우스꽝스러워 하나는 당황스러워해야할지 웃어야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참동안 하나를 빤히 쳐다보던 세모가 곧 반쯤 풀린 눈을 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애인이 있습니다.”

 

아 진짜 가지가지 한다, 권세모.”

 

 몇 번이나 실랑이를 하다 결국에는 두 손 두 발 다 든 하나였다. 옷을 벗기려고 하면 저는 애인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애인이 있으니 건드리지 말아 주십시오. 이러시면 안 됩니다. 하는 권세모 덕에 하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한참을 깔깔대고 웃으며 동영상을 찍었다. 나도 모르겠다. 내일 그러고 회사로 가던지. 워낙 완강하게 자신의 옷을 벗기지 못하게 버티는 세모 덕에 하나는 지저분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곤 그 옆에 앉았다. 잠든 세모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하나가 피식 웃었다. 멍청이. 바보. 곰 같은 권세모. ‘잘생겼다.’ 세모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던 하나가 무의식중에 중얼거렸고 동시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당황한 하나가 헛기침을 내뱉었다. 침대가 약하게 흔들렸고 새근새근 잠든 세모가 또 언제 깨어나 애인 타령을 할지 몰라 하나는 조심히 일어나 불을 껐다.

 세모 옆에 얌전히 누운 하나는 자신의 목덜미에 불어오던 세모의 숨이 다시 느껴지는 것 같아 다시 한 번 온몸을 빳빳하게 굳혔다. 그리곤 목석처럼 침대에 꼿꼿이 똑바로 누웠다. 하여간 권세모,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다시 생각난 애인타령. 하나는 쿡쿡 웃었다. 옷을 벗기려고 하니 애인이 있다고 철벽 방어를 했단 말이지. 어디에 내놔도 걱정은 없겠네. 몸이 다시 노곤노곤하게 풀어진 하나가 세모에게로 몸을 돌렸다. 술냄새가 난다고 투덜거리던 하나였지만 세모의 얼굴이 잘생겼다고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기특하다. 중얼거리며 조심스레 세모의 볼에 입을 맞춘 뒤 하나 역시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길고도 험난한 밤이 지나 평화로운 새벽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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