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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타카] 속죄(贖罪) 본문

오오후리

[모토타카] 속죄(贖罪)

승 :-) 2015. 2. 17. 23:35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eXvwa





 

넌 이런 데가 뭐가 좋냐?'

 

 그 말에 내 앞에 있던 남자가 짐짓 미간을 좁히며 나를 노려봤다. , 알았어 알았어. 손을 대충 들어보이고는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 탓에 목도리에 고개를 묻었다. 도대체 이 날씨에 바다에 왜 오자고 했는지 이해가 안 가네. 눈 뜨는 것도 힘이 드는구만. 하고 슬쩍 옆을 보자 코가 새빨개진 채 바다를 응시하고 있는 앳된 얼굴의 소년이 보였다. 축 처진 눈. 저 처진 눈이 나는 뭐가 좋다고 빠져가지곤 여기 이렇게 끌려왔나. 그러면서도 여전히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저 놈의 눈.

 

'바다 너무 좋아요.'

 

 단 한 마디였다. 겨울 바다에 부는 칼바람이 볼을 에는 모래사장에 둘이 걸터앉은 지 약 30분 만에 저 놈이 한 말이. 예전 같았으면 내가 이 날씨에 여기까지 와줬는데 할 줄 아는 말이 그것뿐이냐? 라고 비꼬았을 테지만, 지금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왜 일까. 도저히 나쁜 말을 내뱉을 수 없게 되었다. 가만히 바다를 보고 있는 녀석을 쳐다보니, 곧 시선이 마주친다. 내가 아닌 바다를 가득 담고 있는 눈을 하고 너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철썩, 철썩, 파도치는 소리가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울렸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우리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큰 소리를 내며 밀려왔던 파도가 더 많은 모래를 끌어안고 빠져나갔다. 우리의 마음이 언제 그렇게 허물어지는지도 모른 채 우리는 그저 그렇게 파도소리와 하나가 되었다.




[모토타카속죄(贖罪)



 

 그리고 난 왜, 다시 돌아온 이 곳에서 혼자 바다를 바라보고 있나. 도대체 뭐가 미련이 남아서. 이 추운 날씨에. 이럴 줄 알았으면 그 때 그렇게 바다에 가자고 노래를 부르는 녀석을 진작 데려올 걸 그랬다. 지금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시린 그 어린 눈을 앞에 두고 나는 잘도 이기적인 말들을 내뱉었지. 그 때 그 아이가 짓던 표정을 나는 철저하게 외면했다. 그런 나를 쫓아다니던 너의 순한 눈망울만 생각하면, 이미 바다가 끌어안고 빠져나가버려 텅 비어버린 마음을 끌어안아도 그 허함이 가시지가 않았다.

 

 매서운 바닷바람이 뺨을 할퀴고 가는 것 같았다. 나는 목도리를 벗었다. 이제는 목까지 들어오는 바람에 머리가 얼얼했다. 나는 마치 속죄하는 수도승처럼 담담하게 그 바람을 마주했다. 마지막 떠날 때 그렇게 차갑게 간 그를 기리듯, 너무나도 추웠던 그 곳을 이렇게라도 느끼겠다는 마음으로 나는 온몸으로 그 바람을 받아들였다. 목도리라도 하고 그렇게 가지 그랬어. 나는 코끝이 시큰해지는 것을 느꼈다. 1월은 내게 있어 너무나도 차갑고, 시린 달이었다.


 

 지금으로부터 딱 8년 전이었다. 타카야를 처음 만난 것은. 타카야는 중학교 시절 부상으로 잠시 시니어에 가 있었을 때 만난 포수였다. 그 때의 나는 모두에게 배신감을 느껴 나 이외에는 그 어느 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기주의자였다. 그저 내 몸 하나 챙기기에 급급해 다른 사람은 거들떠다 보지도 않았었던 8년 전의 하루나 모토키는 마치 깊은 우물 같았다. 들여다보면 볼수록 어두움만 가득했던 지난 날들. 고직 1년 뿐이었지만 그 시기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는 어떻게든 지우고 싶은 흉터나 다름 없었다.  

 아마 그 때엔 어떤 포수를 만났어도 타카야와 같은 꼴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타카야는 소위 말하는 희생양이었다. 단지 나의 공을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짜증과 불만, 모든 화풀이를 받아주는 벽. 그리고 나는 타카야를 벽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다. 어쩌면 보상심리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내가 그렇게 힘들었는데도 공을 던지는데, 너는 당연히 내 공을 군말없이 받아줘야지. 너는 포수잖아? 나는 당연하게 타카야에게 화살을 돌렸고 타카야는 맨몸으로 고스란히 그 화살들을 받아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는 헛웃음을 지었다. 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으면서도, 지난 1년 간 어떻게든 그 때로 돌아가지 못해 수없이 괴로워하던 나날들을 떠올렸다. 모순이었다. 나는 거칠어진 얼굴을 손으로 문질렀다. 얼굴이 잔뜩 터있었던 탓에 바람이 닿는 것조차 따가웠다.

 

 ‘얼굴이 왜 그래요? 몸 관리를 그렇게 하면 어쩌자는 거예요!’ 타카야가 당장이라도 밤톨 같은 머리를 하고 나타나 나에게 핀잔을 줄 것만 같았다.

 

 이 끔찍한 바다에 다시 돌아오면서 단 하나 나 자신과 약속을 한 게 있다면, 울지 않고 담담하게, 초연하게 왔다 가자고 다짐한 거였다. 이제는 떠나보내자고, 이제는 인정하자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막상 이제 와서 타카야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떠나보내려니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거부감이 일었다. 그 거부감이 큰 바다가 되어 나를 집어삼키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내 몸 속이 바닷물로 가득 찬 듯이, 가득 차서 넘쳐흐르듯 눈물이 흘러나왔다. 더 이상 흘릴 눈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기어코 온몸에서는 꾸역꾸역 눈물을 밀어냈다.

 

 1년 전에는 그렇게 한참 펑펑 울고 나면 속이 시원할 거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울었다. 그렇게 운지 한 달이 조금 넘어, 속에 구멍이 뻥 뚫렸다는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늦었었다.

 

타카야.”

 

 엉망이 된 얼굴로, 추워서 얼어붙어 발음이 힘든 입으로 힘들게 그 이름을 말했다. 듣고 있냐. 타카야가 그렇게 떠나고 나서 나는 또 다시 8년 전의 그 기분을 느꼈다. 이 세상에 나만 남겨진 기분. 이 세상에게 철저하게 버림받은 기분. 내 슬픔의 기저는 결국 다시 나를 보호하고자 하는 잔인한 이기심이었다. 한 달여를 그렇게 오로지 나만을 위해, 불쌍한 나를 위해 울고 모든 것을 잃은 기분을 느끼고 난 뒤에 찾아온 것은 끔찍한 죄책감이었다.

 

타카야, 내가 미안해.’

 

 내 목소리는 그보다 더 큰 울음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장례식장에서 울부짖는 모두를 두고 나는 차마 소리 내서 크게 울지 못했다. 그저 시뻘개진 두 눈을 부릅뜨고 사진 속에 있는 타카야를 쳐다볼 뿐이었다. 두려움. 내가 타카야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는 죄책감. 그 감정들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아무 힘도 없는 종잇조각처럼 나풀거리며 빨려 들어가 형체도 없이 산산조각 났다.

 다른 이들은 내 탓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타카야는 이미 예전부터 깊은 외로움에 혼자 갇혀 있었다는 것을. 나는 그 기분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카야에게 손을 내밀어주지는 못할망정 싸늘한 눈길만을 보냈다. 바로 그 눈길.


 나는 그 죄책감에 사로잡혀 견딜 수 없었다.

 

 내가 그 때 괜찮냐고 물어보기만 했었더라면.

 

 생각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녀 미칠 지경이었다. 내가 8년 전에 타카야에게 그리 차갑게 굴었을 때, 내가 조금 상태가 나아지고 나서 타카야와 만나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나눴을 때, 대학에 가서 잠깐 만나 밥을 먹었을 때가 떠올랐다. 그 때 만났던 타카야는 늘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붙잡고 있는 끈이 보였다. 분명히 보였음에도 외면했던 그 작고 여린 손.

 입으론 즐겁다는 듯 지껄이고 있었으나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았던 타카야의 그 공허한 눈동자를 보고 괜찮냐, 라고 한 마디만 물어봤었더라면 그가 그런 힘든 길을 택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나는 무슨 자존심과 이기심으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집 안에 가만히 들어앉아 있으면 모든 공기들이 나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왜 말하지 않았어?


 왜, 타카야를 죽게 내버려뒀어?


 미칠 것만 같은 죄책감에 시달려 술이라도 마시게 되면, 마치 술잔 위에 눈송이가 내려 앉듯 타카야의 목소리가 섞여들었다.

 

선배, 5, 아니 3, 1구라도요!’

 

 그 목소리가 뇌리에서 잊혀 지지 않아 나는 병째로 술을 마셨다. 주린 위에서 술이 소용돌이치다 결국은 받아내지 못하고 화장실로 달려가서 모든 것을 게워내고 나면, 또 다시 말짱해지는 정신에 나는 울지도, 웃지도, 자지도, 깨지도 못하는 몸이 되어버렸다.


 스무 살이 넘어 타카야를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아마 밥을 먹자고 연락을 해왔었던 것 같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여서 받지 말까, 잠시 고민했다가 받은 전화엔 예전보단 조금 굵어진 목소리의 그가 있었다. '밥 한번 먹어요.' 그 말이 나는, 그저 안부인사인 줄 알았는데 그는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날짜를 잡았고 나는 거부할 틈도 없이 약속 장소에 나가 앉아있게 되었다.

 그리고 들어온 그는 활짝 웃고 있었다. 버석거리는 모래를 잔뜩 떨어트리며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 부서지는 얼굴 조각들. 도대체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잘 지냈냐?' 의미없는 내 물음에 그의 얼굴에 언뜻 바다가 비쳤다. 


 네. 잘 지냅니다.

 네. 잘 지냅니다.


 물기어린 그의 목소리가 밖으로 나옴과 동시에 너의 얼굴이 허물어졌다가 곧 다시 푸석하게 말라버렸다. 너는 어쩌다 감정조차 내비칠 수 없는 사람이 되었을까. 쓸쓸하게 웃으며 잘 지낸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마치 '나를 붙잡아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만 같아서, 떠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찾아온 사람이 나여서.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온몸이 찢겨지는 것 같은 기분에 휩싸였다.

 


 타카야가 떠난 지 1년 째 되는 올 해 1월 초에 나는 드디어 죽으려고 결심했다. 살고 싶다는 욕망과 죄책감이라는 나를 향한 칼날이 팽팽하게 대립한 지 어언 1년 이었다. 그동안 나는 너무나도 피폐해져있었다. 그가 부르던 모토키라는 이름이 나를 옭아매어 숨통을 조이는 굴레처럼 느껴졌다. 다른 것도 아닌 그 이름이. 그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이 세상에서 모토키를 지우는 것 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실천하고자 했다.

 

 칼을 들고 나는 떨었다. 그 차가운 칼날이 손목에 와 닿을 때도 나는 무서워 부들부들 떨었다. 타카야, 너는 이런 두려움을, 이런 끔찍한 공포를 이겨낼 만큼 이 세상이 싫었던 거야? 도대체 무엇이 너를 그렇게 벼랑 끝으로 내몰았기에 그렇게 도망치듯 떠났니. 칼을 들고 나는 끊임없이 물었다. 그리고 그 결론의 초점이 나로 모아졌을 때, 나는 망설임 없이 팔딱거리던 생의 줄을 끊어버렸다.

 그러나 흐릿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기쁨과 안도를 느끼던 찰나 어디선가 무겁게 몸을 일으키던 것은 생에 대한 욕망이었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의식이 끊겼다.

 

 띄엄띄엄 튀어 오르는 기억 속에서 누군가는 울었고, 누군가는 쓰러졌다. 누군가는 내 이름을 불렀고 누군가는 나지막히 어려운 용어를 내뱉었다. 그리고는 완전한 암전. 그 어두움이 나는 너무나도 춥고 무서워 내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살고 싶단 욕망은 이제 내 머릿속을 쿵쿵거리며 뛰어다니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살고 싶었다. 나는 지독하게 이기적이고 겁이 많은 사내였으니까.

 

 겨우 회복을 마치고 난 뒤 내가 선택한 것은 이 방법이었다. 모토키를 세상에서 지워버리는 것, 괴롭고 아픈 것 모두 피하고 싶은 이기적인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그래서 타카야를 떠나보낸 이 바닷가로 돌아왔던 것이다. 너무나도 괴로웠을 그의 감각은 느끼기 어렵겠지만, 나는 그에 대한 속죄를 하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고통을 받기 위해. 망설임 없이 떠나기엔 나는 지독할 만큼 이기적이고 겁쟁이니까. 나는 두려움과 죄책감과 함께 걸었다. 바다를 가까이 하면 할수록 바닷바람이 나를 밀어내듯 휘몰아쳤다. 마치 타카야가 오지 말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아니, 얄팍한 삶의 유혹일 뿐이다. 나는 거세게 고개를 저었다.

 

 거센 바람과 함께 파도 역시 거칠게 다가왔다. 파도가 으르렁거리며 신발 앞코를 잡아먹기 시작했다. 한발자국 더 앞으로 내딛자 이번엔 파도가 발목까지 집어삼켰다. 베어져 나가는듯한 시린 감각에 잠시 머리가 번쩍 뜨였으나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허리가 바다에 잠기자 파도가 흔들리는 것에 따라 몸이 들썩거렸다. 한걸음을 크게 내딛자 갑자기 깊어지는 물에 가슴까지 잠겨버리고, 나는 얼굴에 흐르는 것이 바닷물인지, 눈물인지도 모를 정도로 목 놓아 울어버렸다.

 

 파도는 밀어내는 힘보다 잡아 끌어오는 힘이 더 강하다고 했던가. 어느 새 나는 모래사장으로부터 제법 멀리 떨어져있었다. 순간 엄습하는 두려움에 나는 재빨리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 발버둥쳤다. 그러나 몇 개월간의 스트레스와 병으로 약해질 대로 약해진 몸은 쉽게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파도가 침에 따라 앞으로 휙 밀려갔다가, 있는 힘껏 모래 속에 발을 파묻었지만 끌려가는 힘에 수차례 몸이 휘청거렸다. 그렇게 나는 마치 바다와 치열하게 싸움을 하듯 밀려가고 저항하기를 반복했다. 지독하게도 살고싶은 모양이었다.

 

 겨우 모래사장으로 기어 나왔을 때, 나는 완벽한 패배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온몸에 힘이 다 빠져 모래 바닥에 엎드려 있는 자세. 모든 것에 굴복한 자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어 나는 헛웃음을 지었다. 결국 이렇다. 결국 이렇게 나는 또 다시 죽음이란 두려움에 패배하고 굴복했구나. 젖은 온 몸에 칼바람이 닿아오자 본능적으로 몸은 온도를 올리기 위해 떨렸고 나는 그런 움직임에 조차 염증을 느꼈다.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듯 몸을 모래사장 위에 떨궜다. 그리고는 눈을 감았다. 이제는 어떻게 되든 좋다. 몸은 여전히 걷잡을 수 없이 떨렸고 이명이 들리며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파왔지만 마음이 편했다. 온몸에서 응급상황이라 소리 지르며 어떻게든 몸을 회복시키려 노력했다. 그 반증으로 온몸에서 열이 들끓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편한 마음에 나는 경련이 이는 얼굴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이 열병이 끝나면 더 이상 이 세상에 대한 기억이 없어지기를. 모토키를 떠나보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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