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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타카] 봄의 왈츠 본문

오오후리

[모토타카] 봄의 왈츠

승 :-) 2015. 3. 24. 19:53

 

*BGM이 존재하는 글입니다. PC로 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모토타카] 봄의 왈츠

 

 

꽃은 그림자들의 재

재는 그림자들의 꽃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이 회장 내에 울려 퍼졌다. 바이올린을 선두로 비올라, 첼로가 따라가면서 아름다운 합주를 이루어냈다. 그 음악에 맞춰 하나, , 하나, 둘 박자를 맞춰가며 왈츠를 추는 이들이 있었다. 허리를 붙잡는 단단한 손에 틀어 막혀 오롯이 품에 가둬진 그가 마주보고 있는 이를 올려다봤다. 홱하니 올라간 눈꼬리가 차갑게만 보였다.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은 눈이었다. 공허한 그 시선이 멍하니 허공만을 응시하며 부서지다 어느 순간 자신을 가득 채웠을 때, 그 때였다. 소년이 잠에서 깬 것은.

 식은땀을 잔뜩 흘린 채였다. 소년은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물이라도 마셔야 할 것 같았다. 아직도 허리에 와 닿는 그 팔의 감촉이 잊혀지지 않았다. 그는 왜 그렇게 자신을 단단히 옭아매고 있었던 것일까. 그것보다, 우리는 왜 왈츠를 추고 있었던 것일까. 생각해보면 발걸음 하나 제대로 맞지 않아, 소년은 그의 움직임을 겨우 쫓아가는 것 밖에 할 수가 없었다.

 그는 거칠게 그를 리드했다. 키가 큰 그를 쫓아가기에 아직은 어리고 작은 소년의 몸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가끔은 다리가 뜨기도 하고, 허공에서 다리가 엉키기도 했다. 꿈에서 깼을 때 숨이 찼던 것은 그런 이유였다. 그는 항상 급하고 거칠었다. 늘 소년 자신이 따라가기 벅차다고 생각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잠깐 눈을 감았다 뜨면 그는 이미 저 앞으로 나아가 멀어져 이미 그 주변이 흐려지고 있었다.

 등이었다. 그 등. 1번이라는 번호표가 달린 그 등. 소년이 바란 것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단지, 그 등을 한번이라도 자신의 손으로 쥐어보고 싶다는 것. 그것이 소년이 바란 전부였다. 그 등번호를 자신의 손으로 움켜잡아, 그가 뒤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것. 그가 뒤를 돌아봤을 때, 직접 자신의 손으로 그의 손에 등번호를 쥐어주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

 

내가 당신의 뒤에 있다라는 것을 알리는 것.

 

 

 

* * *

 

 

 

몇 센티?”

? 백 육십, 센티입니다.”

작네.”

 

 그래서야 벽으로 쓸 수도 없잖아. 그 말 한마디였다. 타카야를 이토록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한 말은. 첫 번째로 포수를 벽이라고 생각하는 그의 태도에 화가 났고 두 번째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저 손을 내민 자신을 차갑게 내쳐버린 그의 눈동자가 너무도 공허했기 때문이었다. 야구를 할 때도, 캐치볼을 할 때도 그의 눈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사인을 주는 것도 소용이 없었다. 오직 미트만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 그의 팔은 공을 던지는 데 최적화되어 있었고 그의 온 신경은 자신의 공을 이 미트에 꽂아 넣는 데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그 집중력과 강도가 마치 타겟을 가늠쇠 안에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기는 저격수의 그것이라 타카야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오롯이 그 공을 받아냈다.

 타카야는 겨우 중학교 1학년이었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도, 선배의 말에 반대의 뜻을 내비치는 것도 서툴고 어려웠다. 그런 타카야의 배터리로 들어온 사람이 하루나 모토키라는 2학년 선배였다. 먼발치에서 그를 보자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는 좋은 투수였다. 타카야는 자신이 그가 재활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와 자신은 좋은 파트너가 되어 멋진 왈츠를 완성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확신했다.

 미트를 바라보던 눈이 흐릿해지고 타카야는 그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순간이면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모토키의 눈이 흐려질 때면 공은 미트가 아닌 자신의 몸을 향했다. 보호구를 차고 있어도 강한 속도로 자신의 몸으로 날아와 꽂히는 공을 맞으면 일순간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고통이 자신을 압박했다.

 타카야는 늘 포수는 공을 받는 직업이라고 생각했고 그 때문에 지금까지도 어떤 공이든 공을 즐겁게 받았다. 미트에 기분 좋게 울려 퍼지는 소리가 타카야의 심장을 뛰게 했고 살아갈 활력을 주었다. 적어도, 이제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모토키를 만나고 나서 타카야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이 무섭다고 문득문득 생각했다. 그 생각을 한 뒤엔 자신을 지독하게 괴롭혔다. 이미 온몸에 멍이 잔뜩 들어 움직일 때마다 아리고 뻐근했지만 가끔 타카야는 자신의 몸에 있는 멍들을 퍽퍽 치기도 했다. 모토키의 공이 무서워 눈을 감았던 날은 늘 그랬다. 나약한 자신을 탓하며 그의 공을 무서워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타카야는 강한 소년이었다.

 

모토키 선배, 나이스 볼!”

 

 타카야가 외쳤고, 모토키는 들었다. 1년간이었다. 타카야는 아무리 자신이 목소리를 내어 외쳐도 그의 귀 언저리에도 닿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더더욱 타카야는 모토키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했고, 더욱 목소리를 크게 넣었고, 더욱 열심히 사인을 주었다. 그렇게 타카야는 부지런히 모토키의 등을 쫓았다. 잡힐 듯 잡히지 않던 그의 등번호 1, 그 천 자락이 이제 겨우 타카야의 손끝에 닿았다.

 

봐 주는 것 없이 하고 있으니까.”

?”

, 무서워하질 않잖아.”

 

 그 때였다. 타카야가 드디어 하루나 모토키의 등번호를 쥘 기회가 생겼던 것은. 타카야는 손을 뻗었고 눈앞에 그렇게 가까이 모토키의 뒷모습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손을 뻗어보아도 모토키의 등은 허공에서 부서졌고 순식간에 타카야의 손은 갈 곳을 잃게 되었다. 허공에서 멍하니 멈추게 된 타카야의 손이 처량했다.

 그 날 처음 타카야는 모토키와 함께 있는 꿈을 꾸었다. 크고 넓은 회장에는 타카야와 모토키 단 둘과 잔잔히 울려 퍼지는 음악만이 존재했다. 모토키와 마주선 타카야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동안 모토키가 순식간에 타카야의 시선 안에 들어가 타카야의 허리를 붙잡았다. 손 쓸 새 없이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발에 타카야는 힘없이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의 앞에 서면 늘 몸이 떨리는 타카야였다. 덜덜 떨리는 몸으로 거침없는 모토키의 동작에 합을 맞추려니 멀리서 보면 꼭두각시놀음이 따로 없는 우스꽝스러운 몸놀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나와 동등하게 마주선 적이 오직 그 때 뿐이었다는 사실이 타카야를 더욱 자괴감에 빠트렸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타카야는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모토키와 함께 서있는 그 무도회장은 넓고, 따듯했고, 꽉 찬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모토키에게 안겨있는 그 기분이 묘하게 싫지만은 않았다. 꿈속이었으나 모든 감각은 생생하게 그에게 와 닿았고 자신을 단단하게 받치고 있는 왼손이 감격스러웠다. 평소에 상처날까 두려워, 다시 망가질까 두려워 만지지 조차 못하게 하는 왼손이었다. 그런 왼손이 자신의 몸이 넘어지거나 휘청이지 않도록 받치고 있다는 감각은 타카야로 하여금 묘한 달뜸을 불러일으켰다.

 아무 말도 없이 두 사람은 계속해서 왈츠를 췄다. 둘 다 배운 적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런 것에 비해 모토키는 너무나도 익숙하게 왈츠 스텝을 밟았고 음악과 몸을 하나로 합쳐가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타카야가 자신도 모르게 모토키의 어깨에 얌전히 손을 올렸다. 아무렇지도 않게 걸음을 옮기는 그의 모습에 타카야는 손에 힘을 풀고 모토키의 발걸음에 몸을 맡겼다. 가만히 그를 쳐다보았다. 자신과는 확연히 달라 항상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올라간 눈꼬리, 다들 날카롭다고 말하는 그의 안광. 항상 마운드에 올라서면 빛이 나던 그가 지금 자신의 허리를 붙잡고 춤을 추고 있었다. 그것을 깨닫자 순식간에 주변의 공기가 더워졌다. 타카야에게 붙어있는 모든 모토키의 신체가 뜨겁게 느껴졌다.

 그러나 타카야는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달뜬 마음에 모토키의 얼굴을 바라보다 문득 그와 눈을 맞추고 싶어 눈동자를 바라보아선 안 되는 거였다. 모토키의 눈동자만은 피했어야 했다.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는 순간, 타카야는 잠에서 깨어났다.

 

 허억-

 

 입고 있던 옷과 이불이 죄다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그리고,

 

……!”

 

 그 날 새벽 혼자 속옷을 빨며 타카야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자괴감에 빠졌다. 14. 알 것은 다 안다고 생각하는 나이였다. 그랬기 때문에 타카야는 지금 자신의 상태가 어떤 상태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상태였다. 자신보다 한 살 많은 선배인 하루나 모토키를 꿈에서 만났고, 그와 함께 춤을 추는 꿈을 꾸고 몽정을 하다니. 빨래를 하던 타카야가 손을 들어 머리를 쥐어뜯으려다 차마 하지 못하고 다시 애꿎은 속옷만 퍽퍽 쳐댔다.

 학교에 간 타카야가 더 이상 모토키의 얼굴을 보지 못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늘 모토키가 자신을 바라봐주길 바라며 쳐다보았던 초점 없는 눈동자도, 그리고 늘 날카롭게 잘 빠져있다고 생각한 눈꼬리도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모토키라는 존재 자체를 볼 수 없었던 것 같다. 너무 환하게 자신을 비추고 있어서. 그는 마치 태양 같아서, 가까이 가면 갈수록 타카야의 얼굴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 그렇게 모토키는 타카야의 태양으로 존재했다.

 

 

* * *

 

 

 항상 태양으로 존재하던 모토키의 존재감 때문에 타카야의 야구팀은 제법 선전할 수 있었다. 타카야는 자신이 아니라 에이스가 늘 마운드에서 빛나길 원했다. 그랬기 때문에 최대한 에이스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인을 주었다. 하지만 컨트롤이 안 좋았던 모토키가 그 사인에 대해 항의하기 시작하면서 둘의 사이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그 사이는 쌍방으로 안 좋아진 것도 아니었고, 모토키는 원래 싫어하던 타카야를 조금 더 싫어하게 된 것이었으나 타카야는 아니었다. 자신이 온전히 부정당한 느낌에 타카야는 몸서리 쳤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터졌다. 토다키타가 관동 8강에 들기 직전의 시합이었다. 5점으로 뒤져있는 상황에서 모토키가 제대로 전력투구만 해준다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그러나 그는 어떻게 했는가. 그렇게 타카야가 부탁하고 부탁했으나, 그는.

 

더 이상 그 얘길 계속하면, 지금 당장 마운드를 내려가겠어.”

 

 타카야가 그렇게 빛이 나도록 갈고 닦은 마운드였다. 자신을 숨겨가며 에이스가 빛날 수 있도록 애쓴 마운드였다. 그런데 지금, 그곳에 서서 태양처럼 자신을 밝히던 에이스가 마운드를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노아웃 만루, 자신의 실책으로 만루를 채우고 나서 거짓말처럼 80구를 채운 채 마운드를 내려가 버렸다.

 그 때 타카야는 처음으로 진지하게 야구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수고가 모두 물거품이 되어 저 심연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날 처음으로 그는 자신의 몸에 잔뜩 들어있던 멍 자국이 원망스러웠다. 이제껏 어떻게든 그 강한 속구를 뒤로 빠트리지 않기 위해 했던 수많은 노력들이 그 한마디 때문에 이렇게 산산조각 나는 것도 웃겼다. 타카야는 그저 웃었다. 유머가 따로 없었다.

 그 뒤로 타카야는 종종 모토키가 나오는 꿈을 꿨고 그 때마다 몽정을 했다. 여전히 그는 마운드에서 빛나는 에이스였고 타카야는 그가 빛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리드를 했다. 타카야의 마음속엔 두 가지 태도가 공존했다. 하루나 모토키가 싫다. 라는 감정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에이스로 만들어 빛나게 만들어주고 싶다. 라는 감정. 그 감정들이 서로 날을 드러내며 타카야의 마음속에서 다퉜고 그 때마다 타카야의 속은 그 날들에 의해 난도질당했다.

 빌어먹을.

 

 타카야가 모토키에게 느낀 수많은 감정들의 수렴은 결국 저 단어였다. 이 감정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나는 왜 저 사람의 공을 받으면서 즐거워하고 있는 건지 타카야의 남은 1년은 혼란스러움 그 자체였다. 마운드에서 햇빛을 받으며 관중들의 함성을 오롯이 받아내는 에이스와 그 에이스의 과녁이 되는 포수. 이제껏 그 역할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그가 꿈에 나타나 자신과 몸을 맞대고 함께 호흡하던 그 때부터 타카야는 더 이상 그가 마운드에서의 모토키가 아닌 자신의 모토키로 존재했으면 하는 감정을 갖게 되었다. 타카야는 자신의 감정을 스펙트럼으로 주욱 나열한 뒤 바로 그 감정만을 칼로 썩둑 베어다 비닐 봉투에 밀봉한 채 땅에라도 묻어버리고 싶었다.

 

 빌어먹을 모토키, 빌어먹을 이 공, 그리고 빌어먹을 나 자신.

 타카야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또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렇게 1년이 지나 모토키는 더 이상 토다키타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예의 상 물어본 진학 고등학교는 무사시노 제1이라고 했다. 거긴 축구가 더 유명하지 않나요. 같은 쓰잘데기 없는 참견은 그만두기로 했다. 타카야는 오히려 환호라도 지르고 싶었다. 더 이상 구역질이 날 정도로 혼란스러운 감정은 겪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모토키가 토다키타를 떠났다.

 

 

 

* * *

 

 

 왜였을까,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던 그가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발걸음은 혼자 왈츠를 추고 있는 것은. 4월이 되어 벚꽃이 흩날리는 운동장에 서서 흩어져 내리는 꽃잎들을 맞고 있었다. 그대로 눈을 감자 지난날들이 떠오르는 건 도대체 왜인지, 타카야는 자신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하늘에서 부서져 내리는 꽃잎들을 보고 타카야는 마치 재가 흩날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꽃은 그림자들의 재라고 했던가, 이제까지 자신의 어둡고 외로웠던 과거가 허공에서 재가 되어 내리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태우고 태웠으나 불조차 붙지 않았던 꽃들이 결국은 산화되어 산산이 부서져 내리는 재가 되었다.

 흩날렸던 꽃잎들이 바닥에 쌓이기 시작했고 타카야는 이내 운동장 바닥에 주저앉았다. 꽃잎을 손에 쥐자 흩날리는 바람 탓에 손바닥에서 모두 사라져버렸다. 흔적도 없이 모두 사라져 텅 비어버린 손바닥을 보고 타카야는 조소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재 사이에서는, 또 다른 꽃이 피어오르려고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잔잔하게 운동장에 왈츠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타카야는 꿈에서 모토키의 손을 잡았던 것처럼 자세를 취했다. 눈을 감고 조용히 그 왈츠 선율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조용히 꽃들이 다시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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