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Wind-up!
이별이라는 게 참 그렇다. 그만 만나자. 라는 말을 꺼내기까지 걸린 시간에 비해 관계가 두 동강 나는 시간은 너무나도 짧다. 사실 그 한 마디로 이제까지 가지고 있었던 감정을 우두둑 뜯어내 버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단지 이별이란, 그 말을 하면서 ‘앞으로 나는 너를 내 인생에서 조금씩 지워버릴 거야.’ 라고 내 자신에게 다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는 너를 아직 보낼 준비가 안 되었다. 내가 먼저 이별을 선고했지만, 웃기게도, 나는 당장 네가 없는 하루를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나는 어둠이 무서워 방의 불을 끌 수조차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네가 없는 어둠이 무서워서. [또봇/공한] 유실물(遺失物) 저녁 10시, 네가 연구실에서 퇴..
“아.” 또 이런다. 하나는 또 다시 눈을 비볐다. 요즘 들어 자꾸 이러네. 간지럽지도 않은 눈을 비비자니 금세 발갛게 부어오른 눈꺼풀이 화끈거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아지지 않는 시야에 하나가 눈살을 찌푸렸다. 한 6개월 정도 됐을까, 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더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밥을 안 먹어서 그런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은 하나가 가방에서 사탕을 하나 꺼내 먹었다. 그 뒤로도 몇 번 눈앞이 흐릿해진 적이 있었지만 요즘은 특히 더 심해졌고, 그 빈도도 잦았다. 눈을 몇 번 깜빡이던 하나가 고개를 휘휘 저었다. 기분 탓인가. 눈이 나빠졌나. 안경을 맞춰야겠다고 생각한 하나가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악!” 순식간에 눈앞에 가까이 다가온 바닥에 하나가 가까스로 팔을 짚..
RT이벤트에 당첨되신 콘님께서 주신 소재입니다!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이름은 하루나 모토키. 한 때는 제법 좋은 성과를 올려 잘 나가는 직위에 권력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조금 상황이 달라졌다. 아주 조금. 결코 내 명예에 금이 가는 정도는 아니고. 이 바닥에서는 그래도 나름 아직도 유명하고, 부하도 많고. 어, 그러니까 예전에는 현장에서 뛰는 게 내 전공이었다면, 지금은, “모,토키 상, 잠깐, 이, 쪽…”“어, 렌!”“이,거 새로 사온, 옷!”“와아. 렌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모토,키, 상, 옷!”“아, 내 옷이야?” 잠깐 가 봐야 할 것 같다. 어쨌든, 분명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나는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세력을 넓혀 가는데 공을 세우는 실력파 중의 실력파였는데. 저 소년은 누구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