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Wind-up!
해시태그 바탕으로 쓰여진 짧은 글입니다! #첫번째로_멘션온_캐릭터를_두번째로_멘션온_캐릭터가_죽인다 지오, 두리 온통 폐허가 된 대도시에 두 어린 소년이 마주 서있었다. 얼핏 보아도 몸집이 10살을 갓 넘긴 작은 아이들이라 그 광경은 매우 기괴했다. 당장이라도 어머니가 그들을 품에 안고 도망쳐야 할 것만 같은 난장판이 된 도심 한 가운데에 그들은 아무 표정 없이 서 있었다. 쿠르릉, 하고 요란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 뒤에 위태롭게 자리 잡고 있던 건물 하나가 와르르 무너졌다. 땅이 울리고 엄청난 먼지바람이 그들을 뒤덮었지만 그 조그만 몸집의 어린아이들은 눈 하나 깜짝 않고 서로를 노려보았다. 옅은 갈색의 머리칼을 가진 소년 뒤에는 푸른색의 로봇이 엉망으로 나뒹굴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타오를 것 같은 강렬한..
[또봇/넹둘] 벚꽃, 그리고 눈꽃 *BGM이 존재하는 글입니다. 가급적이면 PC에서 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형, 좋아해요. 내가 잘해줄게요. 나한테 시집와요.” 바야흐로 벚꽃이 봄바람에 살래살래 꼬리를 치던 4월이었다. 자신 앞에서 고백 아닌 고백을 진지한 얼굴로 하고 있는 소년은 지금 갓 중학교 3학년이 된 차 두리. 에? 이상한 소리를 낸 네옹이 한쪽 눈썹을 들어 올린 채 두리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두리가 짐짓 미간을 모으며 네옹을 쳐다보았다. 내가 형 좋아한다구요. 나랑 사귀자구요! 왐마. 빈 소년 합창단이 부르는 상투스를 급하게 이성이란 이름으로 끈 네옹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얘가 지금 뭐래는 겨? 네옹이 눈을 꿈뻑거리고 있자 답답했는지 두리가 네옹의..
[또봇/셈한] 회색으로 가득 찬 그 골목길 1. 너도 어쩔 수 없는 겁쟁이였구나. 차하나가 중얼거렸다. 손에 쥐어진 종이는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구겨지고 찢겨진 지 오래였다. 이제는 그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한, 그저 종잇조각 정도로 변해버린 그것이 차하나의 손 안에 있었다. 그는 그저 웃었다. 조소가 가득 담긴 그 표정이 어느 순간 크게 구겨지더니 딱딱하게 굳어만 갔다. …권 리모 씨의 장남 권 세모…김 성근 씨의 차녀 김 연화 …인연을 맺어, 결혼, 축하, 차하나의 기분과는 전혀 동떨어져 있는 단어들의 나열이었다. 단지 그래서 그랬다. 차하나는 도저히 그 단어들의 연속을 볼 수가 없었다. 차하나는 단어들이 의미를 이루지 못하도록 그것을 조각냈다. 쫙, 쫙, 종이가 찢어지는 소리가 적막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