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Wind-up!
[또봇/셈한] 과학과 인간의 문명, 수506호. "옆에 앉아도 돼요?" 9월 1일. 조금은 선선해진 날씨와는 반대되는 따가운 햇빛에 가을 내음이 약간씩 섞여들어 올 무렵이었다. 여름 방학을 신나게 보낸 동기들과 선후배들이 학교로 밀려들어와 방학동안 한산했던 학교가 북적거렸다. 여느 개강과 다름없이 설레었지만 그 정도는 1,2년 전과 확연히 달랐다. 이젠 슬슬 취업 준비도 해야 하고…. 이게 나이를 먹어가는 건가, 하는 생각에 하나는 강의실 책상에서 공부 계획을 세우고 있다가 연필 끝을 잘근잘근 씹었다. 그리고 그 때였다. 이제까지 단순히 9월 초의 가을날이었던 학교가, 순식간에 설레임으로 가득 찬 순간이. "자리 있어요?" 입을 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하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단지 어..
[후루미유] 무제 신입사원이 들어온 회사는 시끌벅적했다. 후루야의 팀에도 신입사원이 배정됐다. 이름은 미유키 카즈야. 생긴 것과는 다르게 회사 수석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흐음… 후루야는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나이도 대리인 나보다 많은데 어떻게 수석이 됐지? 하지만 가뜩이나 인력부족이 극심했던 영업팀이라 지금은 이것저것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그래도 나이 많은 건 싫은데. 하고 후루야는 입을 삐쭉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신입사원 미유키 카즈야입니다!” 예, 후루야는 눈인사를 했다. 사실 후루야에게 미유키의 첫인상은 매우 안 좋았다. 언뜻 보면 준수하고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어딘가 날티나는게 후루야는 미유키가 자신과 안 맞을 것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원래도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을 잘 못했..
[쿠라하루] 지워지지 않는 흉터 키스톤 콤비. 2루수와 유격수의 연계 플레이를 말한다. 사실 그딴 건 다 필요 없어. 그냥 딱 맘이 맞는 사람이 있거든. 아, 료상? 이제까지 호흡 맞춰왔으니까. 잘 맞는 분이었지. 아, 그렇다고 지금 너랑 안 맞는다는 말은 아니야. 앞으로 맞춰 가면 되는 거니까. 음, 그렇게 생각해. 쿠라모치는 본인도 무슨 말을 지껄이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방금 전에 찾아온 작은 코미나토가 '선배와 호흡을 잘 맞추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고 질문했기 때문이다. 아니, 호흡을 잘 맞추려면 어떻게 해? 내가 너에게 묻고 싶은 말이다! 쿠라모치는 얼빠진 표정을 짓곤 이내 나오는 대로 내뱉은 것이다. 하지만 이 불쌍한 작은 코미나토는 수긍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눈이 잘 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