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Wind-up!
[이즈미하] 긍정일기 '하루에 한 번, 긍정일기를 쓰는 거에요. 집에 가다가 하늘이 예뻤다! 그럼 오늘 집에 가는데 하늘이 예뻤다. 보기 좋았다. 라고만 써도 좋습니다. 그렇게 하루에 세 개, 일주일만 써보고 다음 주에 뵐게요.' 6월 19일 (수) 날씨:맑음 -집에 가는 길에 고양이를 봤는데 고양이가 너무 예쁘게 생겼다. 귀여웠다. -엄마가 야끼만쥬를 해주었는데 엄청 맛있었다. 야끼만쥬는 맛있다. -과제를 하는데 바람이 선선하게 불었다. 바람이 불면 잘 잘수 있어서 좋다. ... 6월 25일 (화) 날씨: 비 -빗소리가 듣기 좋다. 비는 시원하다. -학교 가는 길에 사카에구치 군을 만났다. 사카에구치 군은 착하다. 좋은 사람. -엄마랑 집 앞에 키우는 상추가 많이 자랐다. 비 맞고 더 쑥쑥 자랐으면 좋..
[후루미유] 길 위에 흩날리는 추억 上 "하아~" 한숨을 푹 쉰 미유키는 더운 차 안의 공기에 답답함을 느꼈다. 아무래도 아까 직장동료들과 함께 마신 술 한 잔 때문일 것이다. 창문을 살짝 열자 밤공기가 훅 하고 밀려왔다. 차가운 공기에 코끝이 약간 아린 것도 같았다. 바깥은 짧아진 해 탓에 벌써 어두워진지 오래고, 덕분에 미유키의 시야 안에는 빨간 정지등들이 더욱 선명하게 들어와있었다. 문제는 그 정지등들이 20분째 안 움직이고 있다는거다. 미유키는 좁아터진 차 안에서 몸을 쭉 뻗었다. 179cm의 크다면 큰 몸집이 그 작은 경차 안에서 시원하게 펴진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노래라도 틀어볼까, 하고 라디오의 전원을 켰지만 나오는 말이라곤, "57분 교통정보입니다. 현재 서울 시내가 전체적으로 정체..
[모토타카] - 겨울, 그리고 두 사람 새하얀 눈길 위에 발자국이 찍혔다. 그 주인공은 목도리를 한 소년과 목도리를 하지 않은 소년. 둘 중 하나는 키가 조금 더 컸다. 둘은 아무말도 없이 그저 쌓인 눈 위에 발자국만을 남겼다. 여전히 눈이 왔고, 얼마나 서있었던 건지 키가 큰 소년의 머리 위에는 소복하게 눈이 내려앉았다. 아마 키가 작은 소년을 기다린 듯 했다. 둘은 아무 말이 없었다. 단지 키가 큰 소년이 말을 하려는 듯 입을 열 때마다 입김이 흩어져 나왔다. 키가 작은 소년은 등을 돌려 발걸음을 뗐다. 그러자 급박하게 키가 큰 소년이 다른 소년의 팔을 붙잡았다. "타카야." 키가 작은 소년의 이름은 타카야 인듯 했다. 이제껏 머리속에서만 뛰어다니던 말들을 차마 내뱉지 못하고 그저 이름만 불러댄 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