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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Wind-up!
[또봇/셈한공] El dorado 上 *오메가버스 AU입니다. 거부감이 드시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가늘게 쭉 뻗은 긴 다리, 좁은 골반, 군살 하나 없을듯한 배를 지나 가슴으로, 그리고 옷 안에 들어있지만 눈앞에 어른거리는 쇄골, 마지막으로 핥아 올리고 싶은 목을 지나면 몸과는 달리 너무나 정갈한 얼굴이 보인다. 눈 코 입 어느 것 하나도 특출나게 튀지 않는 그저 모범적이고 정갈한 얼굴. 그리고 눈을 살짝 덮고 있는 카푸치노 색의 머리칼. 당장이라도 날아가 버릴 듯한 가벼운 모양새를 한 그가 복도를 걸었고 그의 발걸음이 하나하나 떨어질 때마다 복도에 붙어있는 눈동자들이 옆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 눈동자들은 너무나 탐욕스러운 것이라, 그리고 그 의미를 가끔씩 노골적으로 드러내오는 터라 그는 ..
해시태그 바탕으로 쓰여진 짧은 글입니다! #첫번째로_멘션온_캐릭터를_두번째로_멘션온_캐릭터가_죽인다 지오, 두리 온통 폐허가 된 대도시에 두 어린 소년이 마주 서있었다. 얼핏 보아도 몸집이 10살을 갓 넘긴 작은 아이들이라 그 광경은 매우 기괴했다. 당장이라도 어머니가 그들을 품에 안고 도망쳐야 할 것만 같은 난장판이 된 도심 한 가운데에 그들은 아무 표정 없이 서 있었다. 쿠르릉, 하고 요란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 뒤에 위태롭게 자리 잡고 있던 건물 하나가 와르르 무너졌다. 땅이 울리고 엄청난 먼지바람이 그들을 뒤덮었지만 그 조그만 몸집의 어린아이들은 눈 하나 깜짝 않고 서로를 노려보았다. 옅은 갈색의 머리칼을 가진 소년 뒤에는 푸른색의 로봇이 엉망으로 나뒹굴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타오를 것 같은 강렬한..
[또봇/넹둘] 벚꽃, 그리고 눈꽃 *BGM이 존재하는 글입니다. 가급적이면 PC에서 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형, 좋아해요. 내가 잘해줄게요. 나한테 시집와요.” 바야흐로 벚꽃이 봄바람에 살래살래 꼬리를 치던 4월이었다. 자신 앞에서 고백 아닌 고백을 진지한 얼굴로 하고 있는 소년은 지금 갓 중학교 3학년이 된 차 두리. 에? 이상한 소리를 낸 네옹이 한쪽 눈썹을 들어 올린 채 두리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두리가 짐짓 미간을 모으며 네옹을 쳐다보았다. 내가 형 좋아한다구요. 나랑 사귀자구요! 왐마. 빈 소년 합창단이 부르는 상투스를 급하게 이성이란 이름으로 끈 네옹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얘가 지금 뭐래는 겨? 네옹이 눈을 꿈뻑거리고 있자 답답했는지 두리가 네옹의..
[또봇/셈한] 회색으로 가득 찬 그 골목길 1. 너도 어쩔 수 없는 겁쟁이였구나. 차하나가 중얼거렸다. 손에 쥐어진 종이는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구겨지고 찢겨진 지 오래였다. 이제는 그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한, 그저 종잇조각 정도로 변해버린 그것이 차하나의 손 안에 있었다. 그는 그저 웃었다. 조소가 가득 담긴 그 표정이 어느 순간 크게 구겨지더니 딱딱하게 굳어만 갔다. …권 리모 씨의 장남 권 세모…김 성근 씨의 차녀 김 연화 …인연을 맺어, 결혼, 축하, 차하나의 기분과는 전혀 동떨어져 있는 단어들의 나열이었다. 단지 그래서 그랬다. 차하나는 도저히 그 단어들의 연속을 볼 수가 없었다. 차하나는 단어들이 의미를 이루지 못하도록 그것을 조각냈다. 쫙, 쫙, 종이가 찢어지는 소리가 적막을 ..
*BGM이 존재하는 글입니다. 가급적 PC에서 보시길 권장드립니다^^[또봇/셈한] 환상통 은은하게 봄바람이 불어오며 손끝에 강아지풀이 와 닿아 간질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간지럽다. 그러나 그 생의 환희가 느껴지는 감정은 동시에 나에게 있어서 죽음이 드리워지는 것처럼 무겁게 다가왔다. 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손의 감각이 살아 움직여 약동하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봄의 느낌. 하지만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나는 손을 들어 왼손을 긁적였다.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그러나 감각은 계속됐다. 무엇인가 왼손에 와 닿는 불쾌한 느낌. 이제는 없음에도 계속해서 느껴지는 ‘간지러움’. 어릴 때는 잠결에 아무 생각 없이 계속해서 왼손을 긁다가 인공피부가 다 벗겨진 일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것을 ..
[또봇/셈한공] 권세모와 차하나, 그리고 독고오공의 xxx 시리즈 2 어제 전국 각지에서 도착한 초콜릿과 사탕 등 단 것들이 아직 다 풀어헤쳐지지도 않았을 일요일 아침이었다. 화이트데이랍시고 팬들이 온갖 단 것들을 보내준 탓에 두리와 하나는 행복한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쌍둥이라 그런지 단 것을 좋아하는 것도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사탕을 하나 까먹는 하나를 보고 오공이 한 소리 했다. “너 그러다 충치 생긴다.” 우물거리며 사탕을 입에서 굴리던 하나가 재빨리 사탕을 입에서 뱉어냈다. 가뜩이나 어제 잠도 못자서 당 충전이 필요하단 말이야. 라는 말이 입으로 빠져나갈 뻔 했지만 간신히 붙잡아 다시 삼켰다. 분명히 못 잤다고 투덜거리면 어제의 일을 다시금 놀려댈 것이 뻔하고, 어제 일에 가담하지 않았던..
[또봇/셈한공] 권세모와 차하나, 그리고 독고오공의 xxx 시리즈 - “아, 더 이상 힘들어서 못 하겠어.” 하나가 바닥에 그대로 누워버리고, 그 위로 누군가의 손이 내밀어진다. 하나는 그 손에 들린 물병을 들고 씩 웃는다. 그리고 그의 손을 붙잡고 일어나는 하나. 그 손의 주인공은…… - 허얼. 그래서 누군데? 하나는 끝난 페이지를 허탈하게 바라보며 책을 덮었다. 팬이 어떤 책을 선물해주기에 무슨 책인가 펼쳐본 것이 화근이었다. ‘권세모와 차하나, 그리고 독고오공의 xxx' 같은 무언가 수상해 보이는 제목의 책이었다. 동명이인인가보네, 하고 허허 웃어넘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래, 이 책은 밖에 나와선 안 되는 거였어. 애초에 그 누구에게도 보여져선 안됐을 물건이라고! 하나는 그 책을 침대 밑에 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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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봇/셈한] 또봇 전력 60분 ‘생일’ *전력 60분에 참여한 글입니다. 생각해보면 내 어린 시절의 삶은 불행했다. 애써 못 들은 척, 못 본 척, 모르는 척 하고 지냈지만 사실은 다 알고 있었다. 지나간 나의 과거는 내 기억 속에서 마치 안개가 낀 듯 뿌옇게 흐려져 있었다. 나는 애써 그것을 닦아내려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저 온몸을 축 늘어트린 채 바라보고만 있었다. 어린 시절을 마주하는 훌쩍 커버린 나. 몸은 커버렸지만 마음은 아니었는지, 이미 커져버린 몸이 버거웠다. 특히나 왼쪽 손이 너무나도 무거웠다. 당장이라도 땅으로 툭 떨어질 것만 같은 왼쪽 손. 매년 생일마다 나는 즐거웠나? 어렸을 때는 생일이 제법 기다려지기도 했던 것 같다. 일단 아버지가 나를 챙겨준다는 것도 좋았고, 다정한 한 마디..
[또봇/셈한] 어떤 것은 입김이 닿는 순간부터 부패하기도 한다 언제나 닿을 듯 닿지 않았던 그 옷자락을 드디어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는 이미 시간이 꽤나 많이 흐른 뒤였다. 항상 그의 등 뒤에서 우물쭈물 했던 시간이 어언 5년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이 무엇인지 도저히 알 수 없어서 방황했었다. 내가 잘못된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좋아한다’ 라는 감정을 가지게 된 상대가 오랜 시간 함께 지내던 친구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친구 사이에 오래 함께 얼굴 맞대면서, 부대끼면서 살다 보면 친구 이상의 감정도 생길 수 있고 친구보단 더 깊은 사이도 되고 싶고 한 것이 인간의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의 흐름이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고 그것이 맞다고 믿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