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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Wind-up!
[또봇/셈한] 보통날 여느 날과 다를 게 없는 하루였다. 세모는 아침 7시에 일어나 밥을 먹고, 씻은 뒤에 집을 나섰다. 여기까지는 적어도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다. 삼 개월 전의 그 날과 다른 것은 없었다. 그러나 집을 나와 발걸음을 회사가 아닌 다른 곳을 향해 내딛는 순간 모든 것은 틀어졌고 세모의 세계는 어그러졌다. 조금만 더 빨리 알아차렸더라면. 세모가 집을 나서면서 늘 하는 생각이었다. 죄책감에 푸욱 젖어, 마치 땅이 자신을 잡아끄는 듯한 무기력감을 느끼며 세모는 무의식적으로 발을 딛었다. 버스를 타고 어느 병원 앞에 내렸다. 건물은 햇빛을 받아서인지 유난히 하얗고 또 눈이 부셨다. 눈을 살짝 찡그린 세모의 코가 늘 그랬듯이 시큰거렸다. 하얀색은 순백의 색을 가리켰다. 세균하나 들어올 것 같지 ..
[또봇/셈한] Stuck “…야.”“…….”“…모야.” 세모야! 귓가에 울리는 조금은 큰 목소리에 세모는 눈을 번쩍 떴다. 어, 어. 하나야. 하고 어벙벙한 얼굴로 하나를 쳐다보자 하나는 짐짓 인상을 쓰고 세모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얼마나 불렀는데. 입술이 비죽 튀어나왔다. 부루퉁하게 부어있는 입술, 그리고 곧 하얘질 정도로 힘을 주어 앙 다물리는 입술. 그러다가 다시 열려 목소리를 내뱉는 입술. 그래서 우리 동물원 가는 거야? 하고 오물오물 발음을 만들어내는 입술. 입술. 입술. 아, 진짜 미치겠네. * * * 이젠 손을 잡아도 될까? 아님, 언제? 지금? 아냐, 나중에? 수많은 자신과의 질문 속에서 겨우 붙잡았던 손가락 하나였다. 하나와 닿았던 손가락 끝부터 짜릿짜릿하게 전기가 타고 올라오는 것 ..
*전력 60분에 참여한 글입니다.*BGM이 존재하는 글입니다. 가급적 PC에서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또봇/셈한] 痕迹(흔적) 너는 잔에 남은 붉은 포도주를 도로에 다 쏟아버렸다.* 그 누구 하나 찾아오지 않아 찬바람만 부는, 까실한 돗자리 위에서 나는 눈물지을 수조차 없어 가슴으로 피를 토했다. 유독 탈것과 문제가 많았던 너였다. 남는 것은 왼쪽 팔과 다리뿐이라고 했다. 그것이 마음이 아파 나는 한없이 무릎만 끌어안았다. 끌어안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에 와 닿는 것은 딱딱한 내 무릎뿐이었다. 더 이상 너의 체온도, 내 몸에 딱 맞는 네 품도 내 안에 들어올 수 없었다. 옆방에서는 통곡소리가 울려 퍼졌다. 가슴을 긁어대는 그 소리에 나는 귀를 막았다. 아무리 그렇게 울어도, 떠난 자를 부르짖어도 ..
[바이클론즈/태래] 이끌림*BGM이 존재하는 글입니다. 가급적 PC에서 읽어주시길 권장합니다.*1년 전에 부모님이 실종되었다는 설정입니다. “믿으세요. 희망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 멍하니 발걸음을 옮기다, 시야 안으로 쑥 들어온 전단지에 정신을 차렸다. 누군가는 그렇게 말했다. 희망이 우리 곁에 있다고. 내가 모르는, 어떤 누군가. 쉽게도 말한다. 조소가 얼굴 근육을 비집고 새어나왔다. 지금 내가 어떤 상황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속으로 욕지거리가 끓어올랐다. 다들 내 상황을 알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쉽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나는 애써 부글부글 끓어 넘치는 감정을 쓸어 담으며 생각했다. 그러니까, 부모님이 돌아오지 않으신지 이주일째가 되는 날이었다. ..
[또봇/공한] 카타르시스 착 가라앉은 공기는 들이마실 수조차 없을 정도로 끈적하게 바닥에 늘러 붙어 있었다. 창밖에서는 어두운 푸른색의 색을 몰아내고 조금씩 빛이 새어 들어오는 것을 보니 동이 터오는 것 같았다. 후우, 하고 숨을 내뱉었다. 내 안에 가득 들어차 있는 너를 조금이라도 밀어내기 위해서. 그 와중에도 속절없이 시간은 흐르고 있었고 잡을 수도 없을 정도로 화살처럼 쏘아나가진 시간이 어느 새 새벽을 가르고 있었다. 이제 그만 해야지, 하고 생각하다가도, 그 생각을 멈추고 돌아서면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네 생각에 가끔은 참을 수 없이 눈물이 흐르다가도, 또 다시 네 생각을 하며 미소가 떠오르는 내 얼굴을 보다보면 나도 참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울컥울컥 차오르는 감..
너네 집엔 이런 거 없지? 능글대는 오나전의 얼굴이 두둥실 떠올라 쉬이 가시지 않는 5교시였다. 5월 5일 어린이날은 지오에게 있어 퍽 유난스런 날이었다. 친구들은 죄다 어린이날 선물이랍시고 다들 장난감을 하나씩 손에 쥐고 학교에 오곤 했다. 오직 지오만이 빈손이었다. 나도 작년엔, 작년까지는 받았었는데. 어린이날 선물. 지오는 티나지 않게 입술을 깨물었다. 오나전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되지 않을 일이었다. 하여간 도움이 안돼요, 도움이. 지오는 애써 우울함을 떨쳐버리려 고개를 도리질했다. 수업이 끝나고 어쩐지 뜨거워지는 뒷통수에 뒤를 돌아보니 여전히 나전이 손에 최신 장난감을 든 채 지오를 쳐다보고 있었다. 누구 놀리나, 괜히 울컥해진 마음에 잔뜩 째려보자 나전은 장난감을 내려놓고 ..
*트위터 해시태그로 작성된 짧은 글입니다.#멘션온_캐릭터_2명으로_커플연성[바이클론즈/지오로키]*멘션 주신 정원님, 미미님께 감사드립니다.*BGM이 존재하는 글이니 가급적 PC에서 읽어주시길 권장합니다. 애초에 참 별난 사이였다. 차원이 다른 세계에서 공존하는 우리가. 나는 2차원의 세계에 살고 있지만, 너는 3차원에 살고 있으니까. 너와 나는 서로 온도를 나눌 수도, 고통을 공감할 수도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우애로 점철되어 함께 다니던 우리는, 그래 참 이상한 관계였지. 너는 나에 대해서 그렇게 궁금해 하지 않았어. 어떻게 보면 나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듯했다. 내가 어디서 왔는지, 몇 살인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나의 부모님은 누구인지 등등 정말 기본적인 것도 물어보지 않았지. ..
[또봇/셈한공] El dorado 下 * 오메가버스 AU로 쓰여진 글입니다. 거부감이 있으신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꽉 찬 교실에 단 두 자리만이 비어 있었다. 그 날 이후 차하나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보통의 인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적어도 자신과 관계를 가진 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보면 걱정을 하는 것이 맞겠지만, 독고오공은 아무 생각 없이 교실 뒷자리에 긴 다리를 쭉 뻗고 앉아있을 뿐이었다. 다른 알파들은 그의 눈치만 보았다. 더러운 오물에 모여드는 날파리들처럼 그들은 오랜만의 가십거리에 수면 밑에서 벌떼같이 모여들었다. 야, 차하나가 안 왔어. 독고오공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거 아니야? 씨발, 당연히 잤겠지. 걸레 같은 새끼. 작지만 날카롭게 누군가를 향한 욕설들이 교실에 퍼졌다. ..
[바클/나전지오] 풀리지 않는 매듭*BGM이 존재하는 글입니다. 가급적 PC에서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한 소년이 다른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불처럼 타오를 것만 같은 붉은 머리색을 가진 소년의 머리를 너무나도 사랑스럽다는 듯이 쓰다듬던 소년이 웃었다. 그리곤 이윽고 다리를 굽히고 쭈그리고 앉은 채 그 소년과 눈을 맞췄다. 너는 너무나 사랑스러워. 소년은 다른 소년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성스러운 것을 맞이하는 듯이, 경건하고 의식적으로. 둘 다 열일곱 남짓한 앳된 얼굴이었다. “지오야. 원하는 게 뭐야? 난 다 사줄 수 있어.” 붉은 머리색을 가진 소년의 이름이 지오인 것 같았다. 여전히 소년은 지오를 사랑이 담뿍 담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분명 다른 이가 보았다면 둘은 의심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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