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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Wind-up!
[또봇/셈한] 아리아드네의 실 뺨에 와 닿는 밤공기가 차다. 짙게 가라앉은 공기만큼 너와 나 사이의 거리도 무겁게 느껴졌다. 나는, 네가 왜 왔는지 알고 있다. 어깨에서부터 온갖 감정을 업고 온 너에게서 그것들이 한꺼풀씩 벗겨졌을 때, 너는 고개를 들었다. 너무나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는 너를 보고, 나는 도저히 먼저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잘 지냈냐는 안부인사 조차 할 수 없었다. 분명 너는 잘 지냈을 것인데. 나에게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서 찾아온 것이었을 텐데. 그런 사람치고 너무나 안 좋은 너의 얼굴에 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보였다. 한참 동안 계속 된 침묵에 결국 입을 먼저 연 건 나였다. “소식 들었어.” 뜬금없이 튀어나온 말에 나도, 그도 깜짝 놀라 서로를 쳐다보았다. 아, 이런 주..
*BGM이 존재하는 글입니다. 가급적 PC에서 읽으시길 권장합니다.[히루세나] 흉터 “우리에겐 원조 아이실드 21이 있잖냐. 킬킬킬.” 모두가 둥그렇게 원을 만들고 선 자리에서 나는 말했다. 겁먹을 필요 없어. 쳐부수고 이기면 끝일뿐이다. 원조 아이실드로서 다시 한 번 너의 위상을 보여주고 와라! 나는 일부러 더욱 크게 소리를 내어 야마토에게 말했다. 마치 나 자신에게 윽박지르듯이, 그렇게 나는 경기장을 울렸다. 지금은 그 어떤 잡음도 섞이는 것을 원치 않았다. 오롯이, 그와의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평소보다 무거운 보호 장비가 발을 인조 잔디 밑으로 잡아끄는 것만 같았다. 마치 가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하는 것 같았다. 컨디션도 정말 빌어먹게..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히루세나] 감사 *글 전개상 경기 내용이 바뀐 부분이 있습니다.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물을 머금은 솜처럼 무거웠다. 포메이션 표를 들고 있다가 매니저에게 넘기곤 마무리 되어가는 타임아웃의 끝자락에 11명이 다시 모였다. 후끈후끈 달아오른 서로의 열기에 비해 그라운드의 잔디가 뿜어내는 푸른빛이 너무 차가워 눈이 시렸다. 4쿼터, 남은 시간 1분. 동점 상황. 데이몬 공격. 이 모든 것이 의미하는 바는, “성공해야 한다, 빌어먹을 꼬맹이.” 소년의 어깨가 순간 움츠러들었다. “죽더라도 성공시켜.” 짐짓 덤덤하게 말하자 그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리더니 “그…그건 무리인데요.” 하고 약한 소리를 내뱉는다. 눈빛만은 당장이라도 해낼 것 같은 얼굴을 하고선, 대체 너는. 웃음이 입술을 비집고 새어나왔다. 단 한..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XP1Bz*BGM이 존재하는 글입니다. 가급적 PC에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바이클론즈/화심피오] 이카루스의 날개 “말해주세요.” 이미 정해진 궤도에서 벗어난 지는 한창, 화심은 스스로 너무 오래 평화로움을 즐겼다 싶었다. 점점 더 가까이,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밀랍이 녹아 깃털이 하나씩 뚝뚝 떨어지고, 종국엔 자기 자신도 함께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심해 속에 가라앉을 것이다. 예상한 결말이었지만 역시 그 결말에 다가가는 과정은 힘들었다. 제 눈앞에 서 있는 꼬마 아이, 세상을 전부 잃은 듯한 표정을 하는 그 아이의 얼굴이 화심의 가슴에 깊게 파고들었다. “아저씨, 외계인이에요?” ..
(작업할 때 들었던 BGM입니다만 가사가 있어서, 듣지 않으셔도 상관 없습니다!)RT이벤트 당첨되신 라벤님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바이클론즈/태오래오] 흑심 *바이클론즈가 되기 전의 설정입니다. 모두가 잠든 밤, 방에는 사각거리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연필이 종이에 닿아 무언가를 만들어 내며 내는 소리. 연필의 흑심은 쓰면 쓸수록 줄어들지만 그와 반대로 무엇인가를 남기며 떠나간다. 생산적이야. 래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다이어리에 짤막하게 일기를 적고 있었다. ‘태오 형 5시 반에 출발. 도시락은 어제 밤에 싸둔 주먹밥.주먹밥은 상할 수도 있으니 안 상하는 걸 찾아봐야겠다. 내일 장보러 갈 것.형 퇴근 시간이 점점 늦어진다..
8월 23일 동페에 하루아베 3인 앤솔로지가 나옵니다.수량조사 폼은 이쪽입니다. >> http://me2.do/x8MBNcta 다시 한 번, 수량조사 폼은 이쪽입니다. >> http://me2.do/x8MBNcta
[바클/그룹테라피] 승이 상했어요. 1.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잉여로운 생활을 보내던 승의 눈에 띄인 것은 한 멘션이었다. 화심 소장님에게 덕통사고를 당한 환자들을 위한 그룹테라피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재밌겠다. 주최분은 탐라에서 유명하신 우성님이셨다. 그러던 순간 밑에 우성님이 조감님께 보낸 멘션이 보였다. 관글을 눌러주신거면 참여해주신다는 거죠? 그것을 본 승은 관글을 누르면 참여하는거구나. 그럼 나는 알티를 눌러야지. 다른 분들에게 홍보도 해드릴 겸! 그렇게 생각한 승은 아무 생각 없이 리트윗을 눌렀다. 친구와의 약속이 있어 급하게 준비를 하고 나가던 승에게 도착한 것은 한 멘션이었다. 알티 눌러주신 승님, 오시려고 그러신 거죠?그런 건 아닙니다만… 그래서 언제죠?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아마 우..
[또봇/셈한] Oasis ‘권세모.’ ‘사랑해.’ 입 안에서 맴돌다 흩어진 단어들이 스르르 녹아버리길 몇 번, 나는 몇 번이고 사랑을 말하고 싶었으나 그에게 들릴 리 없었다. 방 안에 혼자 남겨져 있는 그 기분이 싫어 무릎을 모아 세우고 고개를 묻었다. 이 어두운 방 안에 혼자 있는 건 싫어. 창밖은 비가 내렸다. 번쩍, 하고 창문이 빛으로 가득하더니 이내 집안을 울릴듯한 천둥소리가 내리쳤다. 눈을 감고 귀를 막았지만 진동은 여전했다. 마음속까지 울리는 듯 감정이, 비가, 내 주위의 모든 것이 휘몰아치며 나를 때려와서,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똑똑-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재빨리 현관으로 향했다. 그 와중에도 아주 큰 천둥이 공기를 때려 아주 잠깐 휘청했지만, 비틀거리며 나는 현관..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ozH1C*BGM이 존재하는 글입니다. PC에서 읽으실 것을 권장합니다.[또봇/셈한] 마생(魔牲) - prologue*이 글은 공포/잔인함을 담고 있는 글입니다.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기긱- 기긱- 무엇인가가 벽을 긁는 소리가 났다. 여느 때와 다름없을 테지. 길고 끝이 부러진 손톱. 그 손톱이 내 방 벽을 긁었다. 그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고, 다시 내 시점은 바뀐다. 나는 방 모서리의 폐쇄회로 화면이 되었다. 방 전경을 모두 내려다볼 수 있는 그 시점. 나는 항상 그것이 두려웠다. 나는 마치 죽은 듯 침대에 누워있었다. 때로는 저것이 진짜 나인지, 아니면 가상의 인물인지 헷갈릴 때가 ..